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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주부들 "우리 공장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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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일이 다른 노동에 비해 힘이 훨씬 더 들면서도 소득이 떨어지자 농촌 주부들이 가을걷이를 접어두고 월 수입이 보장된 버섯농장이나 공장 등으로 몰리고 있다.

60여명의 주부들을 고용하고 있는 팽이버섯 농장인 청도군 풍각면 대흥농산과 이서면 그린피스에는 가을걷이가 한창인 요즘 농장에 일을 시켜달라고 몰려오는 농촌 주부들로 골치를 앓고 있다.

현지 주부들만 고용하고 있는 청도 유일의 기업인 귀뚜라미보일러도 밀려드는 구직 요구를 다 들어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2, 3년 전만해도 공장 일을 기피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

논 5천평에 복숭아, 감 등 과수원 3천평을 경작하는 대농인 박모(52.청도군 각남면)씨는 "아내가 지난 5월부터 팽이버섯 농장에 나간 뒤 농사일은 자신이 혼자 한다"며 "아침, 저녁으로 틈틈이 농사일을 거들어 주지만 버섯농장일도 쉽지 않은 터라 일손이 부족하다"고 했다.

부인이 받는 월수입은 70만~90만원. 일년간 벌 경우 논 5천평을 농사짓는 것보다 수입이 낫기 때문에 만류도 못하는 형편이다.

일년째 팽이버섯 농장에 다니는 주부 이모(43.청도군 이서면)씨는 "남편과 함께 뼈빠지게 농사를 지어도 아들하나 대학 보내기가 힘들었는데 요즘엔 내가 벌어 공부시킨다"며 자랑했다.

70여명의 주부를 고용하고 있는 귀뚜라미보일러 청도공장의 경우 2, 3명 충원 소식이 있을 때면 인근지역 주부들의 입사 경쟁이 치열하다.

이처럼 청도에서 주부들을 고용하는 기업체가 크게 부족하자 경산, 밀양 등지까지 진출해 공장에 입사하는 주부들도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시집온 뒤 줄곧 농사만 짓던 주부 정모(51.청도읍 고수리)씨는 "늘어나는 농협 빚 때문에 견디지 못해 지난 3월부터 경산시 남천면 공장에 다닌다"며 "농사만 지을 때보다 훨씬 생활도 낫고, 이젠 농협 이자도 차츰 갚을 만큼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청도군 한 관계자는 "주부들이 받는 임금이 실제 도시지역의 공장 근로자 임금에 비해 적은 편인데도 농촌에선 큰 돈이 되고 있다"며 "얼마나 농업이 피폐하고 경쟁력을 잃었으면 평생 땅만 보던 주부들이 돈을 벌겠다고 인근 도시 공장을 찾아다니겠느냐"고 했다.

청도.최봉국기자 choibok@i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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