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정열의 성의보감-40대 부부생활

얼마전에 있은 수능 시험일의 표정을 다룬 대부분 신문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시험장 철문을 붙잡은 채 손모아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애절한 어머니들의 사진을 실었다.

어느 기도가, 그 어떤 간절함이 그처럼 애절할 수 있을까. 그러나 해가 바뀌고 세월이 수십년 흘렀어도 그런 사진 속에서 아버지나 남편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여자는 눈으로 울고 남자는 마음으로 운다고는 하지만 이런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한 가정에서 자녀의 손을 잡고 함께 고생길을 헤쳐가고 있는 사람은 오로지 어머니, 힘없는 여자 한 사람뿐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남편이나 아버지의 모습과 권위는 날이 갈수록 가려지고 잘 드러나지 않는 현상은 사실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호주제 폐지가 현실로 다가 오고 있고 30대 퇴직이라는 살벌한 얘기가 실감난다.

40대 이상 중년 남자들의 사회적, 가정적 입지가 예전같지 않다

이렇게 남자들이 가정과 사회 안팎에서 소외되고 시달리니 남성기능에도 예전같지 않은 불길한 징조가 나타난다.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인데도 '젊은 한 때'를 잊지 못하는 초조한 마음에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런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내는 한결같이 후덕한 마음가짐과 모범적인(?) 몸가짐만으로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다른 곳에서 풀어지기를 기다리기만 한다.

이렇다면 원만한 해결은 고사하고 원 상태로의 회복도 불가능할지 모를 일이다.

인간의 신체적 능력이 30대를 정점으로 내리막길로 접어들 듯이 성적인 능력과 이성적인 매력 또한 마찬가지이다.

'킨제이 보고서'에 의하면 행복한 커플임을 자부하는 100쌍 가운데 여성의 77%, 남성의 50%는 성적인 고민을 느끼고 있다.

수치상으로 본다면 여성보다는 남성이 단순한 종족인 것같고 고민의 내용을 보더라도 여성이 남성보다는 이성적으로 한 수 위인 것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단지 성적인 문제에 국한해서 하는 얘기이다.

)

이는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성호르몬의 분비능력과도 무관하지 않다.

즉, 나이가 들수록 고유의 성호르몬 분비가 많이 줄어 여성의 경우 남성호르몬 기능이, 남성의 경우 여성 호르몬 기능이 두드러져 보이게 되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여자는 남자처럼, 남자는 여성스럽게 변화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그렇다면 '인생 역전'이 복권에만 있는 건 아니다

언제나 남자가 주도적이기만 하던 부부 관계에도 인생역전이 나타날 수 있지 않을까.

몸 구석구석 세월의 더께가 쌓인 불혹을 넘긴 아내가 신혼 여행 이후 본 적이 없는 묘한 잠옷을 걸친 채 밤화장을 하고 있다면... 이런 모습을 보는 남편의 반응은 어떨까. 보는 즉시 사발깨지는 소리로 분위기를 깨며 스스로 무덤을 파거나, 그날 밤 이후 새로운 인생 극장의 주인공으로 등극하게 될 것이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탑연합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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