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각-고교평준화 유지돼야 하는가

약 30년 전부터 우리나라에는 인 문계고등학교 과정을 하향평준화 하여 시행해오고 있고, 그 부작용에 대해서도 수많은 논란을 거듭해 왔다.

평준화를 처음 시작할 때의 취지는 당시 특정 일류 고등학교출신들이 정계, 재계, 과학분야 등 사회의모든 중요 부분을 독점하면서 그들만의 이익을 챙기는 이른바 일류병을 없애자는 데에 있었다.

그러나 처음의 이상은 좋았으나 수직적이고 평균적인 정의의 관념인 고교평준화는 개개인의 능력이 비슷하거나 차이가 나지 아니할 때에 실현되는 것이지 개인간의 지능이나 경제력, 체력 등등의 능력에 차이가 있을때에는 공평하고 질 좋은 교육의 이상이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본질에 어긋난 전혀 비효율적인 결과를 가지고 온다.

처음 고교평준화를 시작했을 때부터 늘 주장되어 온 것이지만 현재와 같은 제도하에서는 우수한 학생은 수업시간에 낮잠을 자야하고, 지능이나 실력이 모자라는 학생은 선생님의 강의내용을 대부분 알아듣지 못하여 엉뚱한 짓을 하면서 보내고, 중간의 몇명만 수업을 받게된다고 했다.

이러한 불합리한 교육제도를 그 위험을 무릅쓰고 30년 이상 지속해오다 보니 일류 고등학교를 없애고 형식적인 평등의식으로 만족을 얻긴했으나 GNP대 교육비의 비용은 세계에서도 가장 많이 투자하면서도 학력의 국가경쟁력은 40위를 맴돈다고 하고있으니 뭔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 되었다고 하겠다.

그리하여 과거에는 직업을 얻기위해 이민을 갔으나 현재는 자녀의 교육을 위해 이민을 간다고 한다

또 과거에는 중학교나 고등학교의 기본과정을 마치고 대학이나 대학원과정에서 선진문물을 배우기 위해 유학을 갔으나 지금은 초등학교나 중학교시절부터 유학을 간다고 한다.

그 유학비로 해외에 지출되는 돈이 1년에 10억 달러가 넘는다하니 망국적인 현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교육이란 무엇인가?

인간이 좀더 좋은 직장을 얻기위해, 좀더 좋은 환경에서 살기위해, 교양을 얻기위해, 학식을 넓히고 인격을 도야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인간의 수효가 적을 때에는 모든 사람에게 모든 기회를 공평하게 분배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좋은직장, 공무원, 기술자, 전문가가 차지할 자리가 그렇게 많지 않을 때에는 어차피 경쟁을 치러서 뽑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가 전체의 인력공급의 면에서 볼 때에도 모든 사람이 공무원이 되고 모든 사람이 사무직만 보는 사람, 전문가들이 될 수도 없고, 또 되어서도 안된다.

사회를 지탱하는데는 고도의 지식과 실력을 요구하는 곳도 있고, 단순한 육체노동만으로 충분한 곳도 있다.

국가는 이러한 각계 각층에서 일할 사람을 거시적인 측면에서 어려서부터 분화시켜 공급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그 토대를 만드는 것이 고교평준화를 없애고, 어려서부터 격심한 경쟁을 거쳐 우수한 자는 우수한 자끼리 모아서 그들끼리 또다시 경쟁을 시켜 그 중에서 우수한 자를 뽑아 국가, 사회의 각종 중요한 자리에 앉히고, 너머지 분야는 그보다 약간 못한 사람이 맡는 것이 당연하지 않는가 싶다.

즉, 지능이 모자라거나 신체적 결합으로 인하여 중요한 자리를 하지 못하는 자들은 자신의 능력이 모자람을 일찍이 인식하고 그에 맞는 직업, 인생관, 가치관을 가지고 사회에 적응하려고 노력할 것이고, 국가는 그들로 하여금 자존심이 상하지 않도록 취급하는 일은 육체적으로 약간 고통스럽더라도 급여면에서는 전혀 박탈감이 없도록 조치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3D 직업이란 말이 애당초 생기지 아니할 것이며, 어느 누구나 신성한 노동을 하여 인간답게 산다는 생각으로 넘칠것이다.

자고로 우리 인간의 역사를 이끌어가는 것은 국가나 사회나 어느 조직이나 5%의 지배계급이라고 했다.

일국의 국민이 많은 나라는 수억명이 되겠지만 대개 몇백만명에서 몇천만명 정도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4천만~5천만명을 국민으로 보면, 그 5%인 200만~250만명 정도의 지도층(공무원, 기업체의 사장, 전문직 종사자, 학자, 선생 등)의 가치관과 생활태도가 건전한가 않은가에 따라 우리의 국운도 결정되고, 그들의 지도력에 따라 국가경쟁력도 좌우된다.

사회지도층에 있는 200만명의 윤리의식, 도덕의식, 가치관이 건전하게 유지된다면 그 나머지 국민이 룰에서 벗어난 약간 해이한 행동을 하고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더라도 사회 전체적으로 별탈없이 유지된다.

그런데 사회지도층에 있는 200만명의 가치관이 일반대중과 같이 물질만능에 물들어 썩든가 병들어 버리면 그 사회는 영원히 치유되지 못하고 썩은 과일처럼 영원히 망해갈 것이다.

그러나 아직 이 사회는 희망이 있고 소리없이 자신의 맡은 일에 충실하는 역군들이 너무나 많이 있다

광석에서 순수한 광물을 뽑아내듯 야금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고교평준화는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

그래야 교육 경쟁력이 높아지고 교육이민이란 말이 없어질 것이다.

변호사 오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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