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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사 이전과 '자주국방'의 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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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대변인이 어제 한미연합사를 한강 이남으로 이전해도 안보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의 '10년 내 자주국방'이란 총론에 부응하는 각론의 하나다.

사실 연합사가 한강 이남으로 이전한다고 해서 당장 전력공백이 생기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의 안보정책은 왠지 모를 불안감을 심어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우리의 안보는 미국과의 신뢰관계에 바탕을 두고 있다.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를 공유하며 군사.외교.경제적 이익, 더 나아가 정서적 유대감을 함께하는 것이 신뢰의 출발점이다.

작금의 연합사 이전 논의는 그런 점에서 일말의 우려를 갖게 한다.

한미의 신뢰가 삐걱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돌출된 내용이기 때문이다.

양국 간의 간극은 같은 현실을 두고도 다른 해석을 가능케 한다.

전력공백이 없다는 주장은 겉모습만의 판단일 수 있다.

신뢰 훼손은 그처럼 무서운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대통령의 자주국방론이다.

그것은 미국종속에 대한 피해의식이 낳은 잘못된 사태인식으로 비쳐진다.

국제화.세계화 시대에 한 국가가 자주라는 코드로만 살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주화를 한다고 영어를 배우지 말라고 한다면 말이 되겠는가. 우리가 미국에 종속되고, 미국이 우리에게 종속되는 것이 국제화.세계화의 논리다.

한 국가가 다른 나라들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상황이란 있을 수 없다.

자주란 단어는 그런 점에서 선동적이고 무책임한 말이 될 수 있다.

미국과 이익을 공유하며 그들을 잘 이용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지금의 정부는 미국을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라 배척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만든다.

안보가 취약한 나라가 취할 수 있는 무기는 외교뿐이다.

우리는 미국의 전력을 적절히 활용해 소비적 지출인 국방비 부담을 줄이는 게 최선의 대책이라고 생각한다.

돈 많이 드는 자주국방, 실효성이 의문시되는 자주국방을 선뜻 찬성하기가 어렵다.

자주국방을 함부로 노출시키는 것도 바람직한 전략이 아니다.

정부는 한미연합사 이전의 의미를 재검토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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