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론-한국 1위 대학의 위상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한국 1위인 서울대학이 세계 대학 20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문제는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서울대학 당국이나 그 학생, 교육부, 우리 여론을 대표하는 어느 언론기관, 그리고 정치권 누구하나 이 사실을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문제를 고쳐줄 힘은 오직 한반도 밖에서 찾아올 외국 출처의 '세계화 바람'이다.

2004년부터 교육시장 개방의 바람이 불면 한국의 교육기관은 된서리를 맞게 될 것이다.

외국의 교육기관이 들어오면 우리의 일류대학들은 그제야 분발할 것임을 필자는 눈에 그림처럼 그려볼 수 있다.

한국인처럼 교육에 관심이 많은 민족도 없는데, 대학 수준이 국제 수준에 미치는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정치가 교육을 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열 이상으로 정치는 교육의 평등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이 시장 경제 원리에 따라 경쟁하고 성장할 수 없다.

둘째, 한국 사람들은 교육이 투자와 생산의 관계에 있음을 부정하려고 하고 있다.

한국 사람들은 개인의 재주와 열성만 있으면 공부하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중대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서울대 학생 1인당 투자되는 교육비는 하버드대 학생 1인당 투자되는 금액의 10분의 1에도 이르지 못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10원을 투자받은 인력의 생산능력이 100원을 투자받은 인력의 생산능력을 능가하는 묘안은 없다.

셋째, 한국은 교육에 관한 한 아직 국제 경쟁에 대하여 둔감하다.

그 동안 수출 사업의 성장이나 어느 정도의 기술 수준의 달성은 한국의 평균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분단과 전쟁을 지나는 동안 생존 전쟁의 투지가 성장했으며, 한국 국민 전체의 교육열이 높았기 때문에 가능했지 우리 국민이 국제적인 경쟁의 위협을 느꼈기 때문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중국과 인도, 그리고 이스라엘과 같은 나라가 움직이는 것을 본다면 이러한 위험이 코앞에 이르렀음을 실감할 것이다.

서울대학 졸업자는 서울대학 졸업만으로 세계 일류 기업에 취업하지 못하나, 인도의 일류 공과대학 졸업자는 그것만으로도 세계적 기업에 취업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넷째, 교육 정책의 오류가 우리대학 교육의 후진성의 모체가 되어 있다.

최근 우리의 교육제도를 진단한 세계 일류 대학의 교수들이 내린 결론은 한국의 현 대학 교육제도를 가지고는 제조기반 사회에서 지식기반 사회로 옮겨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수능 위주, 분석력 위주, 전국 어디를 가나 정형화 된 교육 방법을 가지고는 어느 정도의 개조나 개혁을 첨가하더라도 창조와 발명을 생명으로 하는 지식사회로 탈바꿈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MIT, 하버드에서는 학력고사 만점인 SAT 1천600점의 지망생들이 입학시험에서 낙방하는 비율이 높다고 한다.

학교가 보는 것은 지망생의 리더십, 표현력, 과외활동, 모험심(Risk taking), 팀워크(Team work) 등의 잠재력까지도 SAT 점수 못지 않게 중요시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자질을 지닌 학생들이라도 재학중 끊임없이 산업체와 현실 사회를 견학하며 배워야 사회에 나가서 기존의 틀을 깨는 사고(Think out of box)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섯째, 우리 교육제도가 결정적으로 잘못하고 있는 것은 언어 교육을 일상화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세계화 시대의 언어는 교통에 있어서 비행기와 같다.

자전거나 자동차는 아무리 빨리 달려도 비행기를 따라갈 수 없다.

언어 교육은 일상화 되어야만 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대학 강좌부터라도 먼저 영어로 강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마디로 우리의 일류 대학이 세계적인 일류대학이 될 날은 아직 요원하고 그러는 동안 우리의 지식사회 전입 슬로건은 구두선에 머무를 것이다.

최근 우리와 비슷한 입장에 있는 일본은 경제통산성이 나와 일본의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하여 미국 일류대학의 일본시장 도입이 긴요하다는 내용의 교육백서를 출간했다.

같은 입장에 있는 우리도 교육부만 바라보고 있을 것인가?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