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팔경(八景)중에 제천단(祭天壇)이 있다.
그러나 제천단이 팔공산 어디에 있는지를 학계에서도 딱히 밝히지 못했다.
그 제천단을 지난해 대구시에서 팔공산 높은 봉우리 옛 이름을 탐문하다가 제천단일법한 돌 축조물이 정상에 있다는 뜻밖의 제보로 요행히 찾게 되었다.
제천단이 바로 제왕봉(帝王峰) 최정상에 있었다.
팔공산 제일 높은 봉(1,192m) 비로봉(毘盧峰)은 제왕봉이요, 동봉(東峰)은 미타봉(彌陀峰), 서봉(西峰)은 삼성봉(三聖峰)인데 5.16혁명 후 경제성장으로 등산 레저붐이 일면서 팔공산에도 외지 등산객들이 몰려왔고, 비로봉, 동봉, 서봉으로 부르게 되면서 원래 부르던 이름을 까마득하게 잊고 살았다.
금번 시에서 옛 봉우리 이름을 찾는 계기로 50여년전에 부르던 옛 이름을 상기하게 되었으나 문헌으로 고증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비로봉, 동봉, 서봉이 본래 이름이라는 고증도 입증도 없기는 매한가지지만….
비로봉은 오직 금강산 주봉일 따름인데, 우리나라 여러 큰 산에도 비로봉이 더러 있으니, 금강산 주봉 비로봉을 상징적으로 쉽게 인용했다고 볼 수 있다.
동봉, 서봉은 제왕봉 기점 방위(方位) 표현이 고유명사가 된 흔한 사례라 보아진다.
반세기만에 시에서 옛 이름을 바로 알고자 탐문하는 의미도 여기에 있지 않겠나? 비로봉은 아미타불(阿彌陀佛), 삼성봉은 삼성암(三聖庵)과의 연관으로 옛 이름이 긍정적이지만 확정하기는 망설이고 있다.
비로봉을 제왕봉으로 받아들이기는 더욱 어려워 한다.
문헌으로 고증이 없는 한 어려운 해석임에는 분명하지만, 모든 문화재가 100% 문헌고증으로만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팔공산 팔경의 '제천단의 소낙비'는 문헌에 있고, 60, 70대 세대들이 어렸을 때 분명 제왕봉이라 부르던 그 제왕봉 최정상에 제천단이 있으니, 아주 옛날 절대 군주시대에 제왕이 행차하여 천제(天祭)를 올린 봉을 제왕봉이라 일컬을 수 있을 법하다.
팔공산 자락에서 5대를 살아온 학자 한 분도 제왕봉이라는 확고한 주장을 하고 있다.
봉마다 뜻이 내포된 민족의 영산 팔공산의 원래 봉우리 이름을 꼭 되찾으면 좋겠다.
김태락(대구시 용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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