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판기 사기판매 기승...피해자 속출

오래 지속되는 불황을 틈타 영세상인 등을 상대로 고수익을 낸다고 끌어들인 뒤 임대라고 속여 700만~900만원 상당의 고가 자판기를 판매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피해자도 속출하고 있다.

대구녹색소비자연대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판매기 관련 피해상담 건수는 82건에 이르렀고 지난해 11월과 12월에만 각각 11건과 13건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들은 계약서를 제대로 읽지 않고 이야기만 듣고 계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계약 순간부터 소비자가 아닌 자판기 사업자가 되기 때문에 반품과 환불 등 별다른 구제방법이 없어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고 있다는 것.

박모(45.남구 대명동)씨는 "지난달초 전기와 자리만 임대식으로 제공하고 16만원을 내면 재료비를 뺀 나머지돈은 수익금으로 준다는 판매사원의 말을 듣고 계약서를 작성했는데 알고 보니 본인이 구입한 것으로 돼 있었다"며 "반품을 요청했지만 위약금 30%를 내야 한다고 해 생돈만 날릴 판"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모(28.여.북구 칠성2가)씨 역시 지난달초 자동판매기 영업사원이 찾아와 자판기를 설치할 자리만 빌려 주면 수익금을 준다는 말을 듣고 인감증명서와 인감도장을 줬다가 낭패를 봤다.

다음날 계약서를 보니 직접 구입한 것으로 돼 있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대구녹색소비자연대 소비자상담실 김윤희 간사는 "바쁠 때 정신없는 틈을 타 말로 설명한 뒤 계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대당 월 10만원 수익이 가능하며 3개월 뒤 반품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속여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결국 구입금액의 30%에 해당하는 200만~300만원의 위약금을 내고 해약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김 간사는 또 "계약서를 꼼꼼하게 확인한 뒤 계약을 해야 하고 인감도장 등을 함부로 넘겨줘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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