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습서보다 자신의 견해 중시하라

수능시험이 도입된 이래로 출제에서 가장 성공을 거둔 영역이 언어영역이라는 사실에 대부분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2005학년도에도 언어는 종전의 출제 방식과 원칙이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 비해 배점이 120점에서 100점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상위권 수험생에게는 여전히 가장 힘겨운 과목이다.

수학과 영어는 어느 정도까지 투자한 시간과 노력에 비례해 점수가 나오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할 수 있지만 언어영역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학습 방법을 달리 하면 분명히 노력한 만큼 점수를 거둘 수 있는 과목이라고 한다.

문제는 종전의 학습방법과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읽고 요약하는 훈련을 하라.

대부분의 학생들은 언어영역도 문제를 많이 풀어보면 실력이 늘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왜 그럴까? 이는 나무를 보면서 숲을 보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유다.

비문학의 경우 반드시 읽고 요약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글을 읽을 때는 주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먼저 전체를 통독한 다음 문단별로 핵심 문장을 찾아내는 훈련을 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 과정에서 유의할 점은 글의 전개방법, 문단 간의 관계, 접속어 등이다.

이를 통해 요약하고 주제와 중심 내용을 찾아내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느낌이나 견해보다는 자습서나 해설문의 내용이 옳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방법이다.

자습서나 해설을 보기 전에 먼저 자신의 느낌이 어떤지를 중시해야 한다.

자신의 생각과 차이가 날 때는 그 이유를 따져보고 그래도 납득이 되지 않으면 선생님께 질문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독해력을 배양하라.

모든 것을 학원 과외로 해결하려는 현실, 일회적이고 선정적이며 천박한 대중문화에 중독돼 본격적인 학문을 익힐 자질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대학에 진학하는 오늘의 현실에 비춰볼 때 언어영역의 출제 원칙은 계속 지켜질 것으로 보인다.

수능시험이 처음 도입됐을 때는 논리 공부를 하지 않으면 언어영역과 논술고사에서 고득점할 수 없다는 점이 지나치게 강조됐다.

그러다 보니 참고서와 문제집에는 논리적 오류를 찾아내는 문제가 많이 실렸다.

독서와 논술을 지도하는 각종 학습지와 참고서, 학원들은 분석적 책읽기를 부추겼다.

하지만 문학 작품을 접할 때 그 작품의 주제, 시대적 배경, 작품의 문학사적 의미 등을 기계적으로 암기하는 것만으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시는 화자의 정서, 태도, 각 시어의 함축적 의미 등을 몸과 마음으로 직접 공감하며 감상해야 한다.

소설이든 시든 화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그 상황에 깊이 공감하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독서를 해야 하는 것이다.

수능시험에서 고득점하길 바란다면 지금부터라도 꾸준히 책을 읽어 독해력을 길러야 한다.

주어진 글에 공감하고 감동을 느끼면서 온몸으로 읽는 습관을 가져 상상력과 직관력을 길러야 한다.

창조적인 사고력은 독서를 통해서 배양된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글 전체를 온몸으로 느끼고 줄거리에 젖어드는 독서를 해야 예민한 언어감각이 개발된다.

그런 다음 여러 관점에서 분석하고 다시 통합하는 훈련을 해야 논리력과 추리력 등을 기를 수 있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없으면 언어영역은 물론 외국어, 사회탐구, 과학탐구 등 대부분 영역의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사전을 활용하라.

평소 책을 읽을 때 국어사전과 옥편, 고사성어 사전 등을 곁에 두고 새로운 어휘를 만나면 곧바로 찾아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국어 교사들은 강조한다.

영어사전을 제대로 활용할 줄 모르면 영어 실력이 향상되지 않듯 국어사전과 옥편을 활용하지 않으면 언어영역 고득점은 기대할 수 없다.

특히 고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본 어휘를 알아야 한다.

판소리계 소설은 중국 고사가 많기 때문에 배경 지식을 알아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과서를 활용하라.

교과서에 나오는 문학.비문학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는 것은 기본이다.

또한 가능하다면 교과서 뒤에 나오는 부록을 살펴보자. 학생들은 흔히 부록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여기에는 한글 맞춤법 규정, 외래어 규정, 띄어쓰기, 표기법 등이 잘 정리돼 있다.

부록에 실린 내용은 쓰기 문제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언어영역을 잘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본 사항이므로 반드시 제대로 정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부 방법에 주목하라.

교과서나 참고서를 공부할 때 밑줄을 긋고 여백에다 수업 시간에 듣는 내용을 빼곡이 적는 학생이 많다.

다음에 볼 때 쉽게 요점을 알 수 있고 다른 책을 참고할 필요 없이 한 권으로 다 해결하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역효과를 불러오기 쉽다.

책에 무엇을 적거나 밑줄을 치고 표시를 해 두면 다시 읽을 때 적어둔 내용이나 밑줄친 내용에만 주목할 뿐 그 이상을 생각하지 않게 되고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진전시키기도 어렵다.

복습의 의미 자체가 흐려지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그렇다면 책에 아무 표시도 하지 않고 깨끗하게 비워두는 것이 좋은가? 이 역시 옳은 것만은 아니다.

다음의 실험을 살펴보자.

교사는 학생들에게 같은 과목 교과서를 두 권씩 준비하게 했다.

한 권에는 수업 중에 마음껏 적어넣고 표시하게 했다.

그런 다음 복습을 할 때 처음에는 표시된 책으로 공부를 하게 하고 다음에는 아무 것도 적지 않은 책을 읽으며 앞서 적었던 내용을 떠올리게 했다.

그 다음에 다시 한 번 깨끗한 책을 읽으며 내용을 다른 관점에서 다양하게 생각해 보고 질문하게 했다.

이어서는 교과 내용과 관련된 문제를 풀게 한 뒤 틀린 문제나 확실히 모르는 문제들에 대해 그 과정을 분석, 설명하게 했다.

이런 식으로 정리한 다음 다시 한 번 교과서를 정독하게 했다.

실험에 참가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 단원에 대해 완전학습이 이뤄졌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한다.

다소 복잡해 보이지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언어영역에서 조금이라도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들이는 노력에 비한다면 차라리 쉬운 일이다.

대단히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므로 다른 과목에도 응용해봄직하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도움말 : 송원학원 진학지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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