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 공천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공천심사위가 전국 70곳을 사실상 단수추천 여론조사 제외지역으로 선정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한 당내갈등은 공천신청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공개토론에서 현역의원이 탈락하거나 아예 토론에서 배제되면서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부산 연제구에서 30대 여성인 김희정 부대변인에게 밀려난 권태망(權泰望) 의원은 "단수공천을 번복하든지 경선을 실시하지 않으면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수영에 공천신청을 했으나 공개토론에서 아예 제외됐던 이상희(李祥羲) 의원도 1일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의 탈당은 지난해 12월 당무감사 결과에 불만을 표시하며 탈당한 백승홍 의원에 이어 공천문제로 탈당한 두번째 현역의원이다.
이 의원은 "공개토론 대상에서조차 제외된 이유에 대해 당 지도부로부터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과학대통령을 외치며 이공계 살리기에 매달려왔지만 공천에서 배제돼 분신자살하는 기분으로 탈당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역의원들의 불만에 대해 당내에서도 어느정도 수긍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신청자들이 토론 하루 전에 공개토론 사실을 통보받아 준비할 시간이 없었고 토론시간도 후보자별로 20분여에 불과해 '인상비평'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젊은 정치신인들도 동조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에 공천신청을 한 정치신인들의 모임인 '정치개혁을 위한 신진연대' 소속 20여명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과정에서는 현지의 여론조사와 실제 경쟁력 등 모든 요소가 고려돼야 하는데 현재 진행상황은 그렇지 못하다"며 "공천토론회를 포함해 여러 공천기준을 명확히 밝히고 공천심사자료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권 의원과 같은 지역에서 탈락한 김정훈 변호사는 "공개토론을 빙자해 1시간 남짓 한 면접만으로 후보자를 결정하는 것은 밀실.기획공천"이라며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탈당 후 무소속 출마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불만들이 나오고 있는 이유는 후보자를 결정하면서 객관적인 공천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70곳의 단수추천 지역을 선정하면서도 근거가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공개토론도 신선한 방식이란 평가에도 불구하고 낙점 후보자를 기정사실화하기 위한 '통과의례'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당내에서는 공천의 특성상 계량화할 수 있는 기준은 아니라도 어느 정도는 객관성이 있다고 평가되는 기준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공천을 둘러싼 불협화음은 갈수록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 팽배하다.
이에 대해 최병렬(崔秉烈) 대표 등 당 지도부와 공천심사위는 신경쓰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최 대표는 2일 상임운영위에서 "공천 과정에서 두 현역 의원이 어려움에 처한데 대해 고통스럽다.
그러나 가야할 길인 만큼 난관을 무릅쓰고 가야 한다"며 비판 불수용 입장임을 강조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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