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BBC 보도 신빙성 의문"

피랍탈북인권연대가 영국 BBC 방송 등을 통해 공개한 북한의 화학무기 개발을

위한 생체실험 관련 문서에 대해 의혹이 제기 되고 있다.

또 BBC 방송에 출연, 생체실험을 증언한 탈북자 권혁씨는 이 방송이 보도한 것

처럼 정치범수용소에 보안요원이나 베이징(北京)주재 북한 대사관 정보요원으로 근

무한 적이 없으며 생체실험에 대해 어떠한 증언을 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던 것으

로 밝혀져 권씨의 증언과 문제의 문서를 바탕으로 한 BBC 방송의 '북 생체실험' 보

도의 신빙성에 의문을 낳고 있다.

정보 당국의 한 관계자는 2일 "피랍탈북 인권연대가 공개한 '이관서'라는 문건

이 북측의 관련 기관에서 만들어졌다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대목이 너무 많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예의 문건에 인쇄된 글씨들은 종이가 구겨져 훼손이 됐음에도, 펜

을 이용해 손으로 적은 본문은 훼손되지 않은 점이 미심쩍다고 말했다.

'이관서'는 실험대상자의 성명, 성별, 생년월일, 출생지, 거주지와 함께 '주체

91(2002)년 2월13일'이라는 이관 날짜, 작성자의 서명을 담고 있으며 특히 '이관서'

는 본문에 '상기의 자는 2.8 비날론 련합기업소 일용2호에서 필요한 화학무기 액체

가스 생체 실험에 필요한 대상으로 상대 기관인 2.8 비날론 련합기업소 보위부에 이

관함'이라고 적고 있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특히 문건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보위부 제22호

관리소'라고 붉은색 직인이 찍힌 것과 관련, 북한의 정보기관은 '국가안전보위부'이

며 '국가보위부'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통일부가 작년말 발행한 '북한권력기구'표에도 북한의 정보기관을 국가안전보위

부로 명시하고 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2.8비날론연합기업소의 경우도 화학무기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무기를 만드는 원료를 공급하는 공장이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며 공장

에서 생체실험을 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생체실험을 증언한 탈북자 권씨와 관련, "정치범수용소 등

에 근무한 적이 없고 탄광 경비를 맡아보던 사람이 그런 사실을 안다고 얘기하는 것

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해체 운동을 벌이고 있는 국내의 한 단체 관

계자는 "수용소 수감자나 경비병으로 근무했던 탈북자 중 북한의 생체실험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거나 본적이 있다고 증언한 사람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피랍탈북인권연대측은 문제의 문건이 한·미·일 등 국제연대 차원에서 북한 정

치범수용소에 대해 파악하던 중 지난달 중순 입수돼 공유하게 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단체는 "2.8 비날론 련합기업소내에 리 박사의 이름을 딴 국방화학연구소가

있는데 이 연구소가 실질적으로 사린가스 등을 생산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

곳이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를 대상으로 한 생체실험을 통해 화학무기를 만드는 연구

소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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