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詩와 함께 하는 오후

하늘이 화내며 우릴 내려다보면

우린 묵묵 쳐다보며 살 수밖에.

구름이 떠 그늘을 뿌려도

우린 그것 따라 살 수밖에

설레는

벅찬 물결 만들면

소용돌이치며 흘러갈 수밖에

-박영교 '하늘 아래서'

삶에 대한 달관의 경지에 이른 시이다.

하늘이 화를 내어 며칠을 계속 비를 내려도 우린 그저 하늘을 올려보며 살 수밖에 없고 또 세찬 풍파가 되어 흐르면 또한 따라야 한다는 불변의 진리를 말하고 있다.

젊은 날에는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하며 삶의 거대한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고도 해 봤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그것조차 삶의 순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리라. 하지만 도전하지 않는 것보다는 좌절할 지라도 도전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서정윤 (시인.영신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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