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명동 '예찬'

사람의 입맛이란 참으로 묘하다. 철따라 새로이 입맛을 돋워주는 음식들이 허다하지만 철과 상관없이 질리지 않는 음식이 있다. 된장찌개가 그중 하나다. 대구시 남구 대명동 대구교육대 맞은편 가톨릭문화관 뒤편에 있는 '예찬'(禮饌)에 가면 옛날 맛 나는 된장찌개를 맛볼 수 있다.

된장 맛은 콩과 물, 담는 사람의 정성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소금도 빼놓을 수 없는 재료 중 하나다. 이 집에서는 황토생소금을 쓴다. 황토용기에 넣어 구워 만든 소금이다. 쓴맛이 나는 간수와 불순물, 중금속 등을 제거한 황토 기운이 감도는 소금이다. 이렇게 만든 소금은 깨끗하기도 하고 쓴맛이 나지 않아 음식에 탁월한 맛을 낸다.

이 황토생소금과 유기농으로 재배한 콩, 천연 암반수를 사용해 된장을 담는다. 특별한 감미료를 넣지 않았는데도 단맛이 느껴진다. 잡내와 떫은맛이 나지 않고, 구수한 맛이 옛날 그 맛이다.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에는 쇠고기와 냉이, 버섯, 호박, 풋고추, 부드러운 두부가 들어가 있다. 짭짤하면서 뒷맛이 깊고 구수한 맛이 난다. 흔히 맛볼 수 있는 들척지근한 된장 맛이 아니다. 어릴 때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바로 그 맛이다.

주인 최성동씨는 "손님들로부터 된장에 감미료를 넣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지만, 원재료만을 사용한다."며 손사래를 쳤다.

밑반찬들도 소박하고 깔끔하다. 특히 김치는 그날그날 필요한 만큼만 버무려 내놓는다. 신선한 맛이 된장과 잘 어울린다. 김치 역시 황토생소금으로 담은 멸치젓으로 간을 한다.

뜨끈뜨끈한 국물이 먹고 싶으면 칼국수를 시키면 된다. 한 마디로 수더분한 맛이다. 콩이 많이 들어간 면발은 쫄깃쫄깃하면서도 구수하고, 각종 해물과 채소로 우려낸 국물은 시원하면서도 개운하다. 좀 더 칼칼한 맛이 나는 버섯매운칼국수도 준비돼 있다. 음식점 옆 사무실에서 소금과 된장, 간장, 메주를 팔고 있다.

문의: 053)472-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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