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분단이후 우리 민족의 지리개념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북한 지리가 의식에서 지워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일 시대를 상정하면 북한 지리도 우리의 지리 개념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
분단 이전 조선에서는 남선(南鮮), 북선(北鮮), 서선(西鮮)이라는 지리 구분이 있었다.
대개 원산과 서울을 잇는 저지대를 따라 부설된 경원선 철도의 남쪽을 남선이라 했고, 그 이북을 북선이라 불렀다.
함경도를 북선, 황해도, 평안도를 서선, 그 외의 도를 남선으로 하기도 했다.
▲한반도의 척량(脊梁)산맥을 동서를 갈라 겉조선과 속조선으로 나누는 방법도 있다.
척량산맥이란 어떤 지역의 척추와 같은 산줄기를 이르는 말로 한반도에서는 북한의 낭림산맥과 남한의 태백산맥이 그에 해당된다.
양 산맥 서쪽의 평안도, 황해도,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는 표조선(表朝鮮) 즉 겉조선이다.
산맥 동쪽의 함경도, 강원도는 이조선(裏朝鮮) 즉 속조선이 된다.
일본에도 이런 개념이 있다.
▲여기서 나오는 조선(朝鮮)이란 명칭의 뿌리에 대해서는 과거부터 여러 설이 있어왔다.
그 중 오래된 것이 사기(史記)에 나오는 내용이다.
조(潮)와 산(汕)이란 두 개의 강줄기를 따서 지명으로 삼았다는 설이다.
그 뒤 일출의 광경을 형용한 것이라는 주장(輿地勝覽)도 나왔고, 선비산(鮮卑山) 동쪽의 나라라는 해석(星湖僿說)도 있었다.
이에 대해 육당 최남선은 조(朝)는 '첫'이나 '처음'을, 선(鮮)은 '신신하다' 등의 말을 옮겨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음(寫音) 과정에서 뜻풀이가 그럴듯한 조선이란 한자를 쓰게된 것이라고 추측한다.
▲우리나라의 영어 표기 '코리아'도 순 우리말 '개구리'에서 나왔다는 그럴듯한 속설이 전해진다.
그 해석은 이러하다.
고구려의 시조는 금와(金蛙) 즉 금개구리로, 질박한 당시 사람들이 개구리를 한자로 음사해 나라 이름으로 삼았다.
후에 왕성인 고(高)를 앞에 붙여 개구리가 고구려로 바뀌었고, 이것이 고려에 전해지게 됐다.
코리어는 고려 또는 구려의 알파벳 표기로 몽고제국에 의해 서방세계로 알려졌다고 한다.
▲코리어의 알파벳표기는 원래 Corea였는데 일제가 Japan보다 앞선다 하여 Korea로 고쳐 불렀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나라별로 코리아를 음역하는 방식이 모두 달라 어떤 곳에서는 Korea, 어떤 곳에서는 Corea로 썼기 때문이다.
이번 제13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북한 대표단이 한국의 표기를 Corea로 변경하자는 제안을 내놔 관심을 끌었다.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제안 자체에는 수긍되는 바가 없지 않다.
그러나 표기변경에 따른 혼란과 엄청난 경비손실을 감안하면 쉽게 손이 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박진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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