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방수영의 일본역사기행-(3)미야마

환웅과 단군을 제신으로 모신 환단신사가 있는 미야마(美山)로 가기 위해서는 규슈(九州) 남단의 가고시마를 거쳐 구시키노시를 경유해야 한다.

구시키노는 시(市)라고는 하지만 역전에는 기와집이 드문드문 있을 정도로 한가한 농촌마을을 연상케 했다.

동중국해(East China Sea)가 끝없이 펼쳐져 보이는 호텔에 방을 잡고 목욕을 한 뒤 차 한잔을 하니 객고가 풀리면서 여행하는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호텔을 나서 기차로 히가시이찌기역까지 간 후 택시를 타고 미야마로 향했다.

지도를 보고 인적이 끊긴지 오래된 듯 으시시한 산길을 더듬어 올라가니 현판도 없이 다 쓰러져 가는 조그만 사당이 보였다.

쇠파이프와 나무기둥으로 사방을 받쳐놓은 채 방치돼 있었다.

사당옆에 '15대 심수관(沈壽官) 식수 기념비'라는 돌비석이 눈에 들어왔다.

이 비석 하나가 한반도의 옛 이주민들이 숭상했던 환단신사임을 짐작케 하는 유일한 표식이었다.

이곳 주민들의 말로는 이 사당 뒷산 마다우께(三舞岳)의 자연석 바위 위에서 단군의 후손들이 눈물을 흘리며 고향을 그리워했다고 한다.

환단신사의 황량하고도 버려진 모습에 왠지 울화가 치밀었다.

이곳 주민들은 인적이 끊긴 지 오래된 산중에 방치됐지만 이 사당이 환단신사임을 다 알고 있었다.

일본 문헌에도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일본인들은 세계 최대를 자랑하는 목조건물과 불상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신(神), 불(佛) 신앙이 대단하다.

아무리 남의 것이라지만 일국의 국조(國祖)를 모신 사당을 이렇게 방치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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