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세대주택 임대난
'1개월 무료사용', '풀 옵션.선택 가능', '예쁘고 산뜻해요', '완벽 맞춤 서비스'. 백화점이나 TV홈쇼핑에서 물건을 홍보하는 문구가 아니다.
구미지역 택지조성지구를 중심으로 우후죽순마냥 들어서는 원룸형 다세대 주택의 세입자를 구하는 홍보 전단지 내용들이다.
구미시 인동.구평.진평.상모.사곡동 등 신택지조성지구에는 최근 2, 3년새 다세대주택 조성붐이 일기 시작해 구평동에만 500여동(5천여가구)이 들어서는 등 줄잡아 2천여동에 이른다.
그러나 이들 다세대주택의 임대율은 50%에도 못 미친다.
건물주들은 당초 미혼자나 기러기아빠 등 홀로 사는 구미공단 사원들을 겨냥해 에어컨.침대 등 편의시설을 갖춰 고급형 주택을 지었지만 회사마다 사원주택과 기숙사를 제공하는 바람에 실제 입주자를 구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때문에 다세대주택 밀집지역에는 주택마다 임대를 안내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고, 벽과 출입구마다 세입자들을 유혹하는 각종 전단지가 더덕더덕 나붙어 있다.
번영부동산공인중개사 김형식(64.구미시 인동동)씨는 "주택 수요가 한계를 보일 만큼 세입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며 "1개월 무료사용과 이사비용 제공 등의 옵션을 내걸어도 워낙 공급이 많다"고 했다.
특히 대부분 논.밭이었던 땅 주인이 택지조성 이후 금융권 대출 등으로 빚을 내서 건물을 올린 데다 임대료도 타 지역보다 20~30% 싸기 때문에 집주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건물주 최상진(54.구미시 진평동)씨는 "7평짜리 원룸 30세대를 신축하느라 7천여만원의 빚을 냈으나 고작 7세대만 임대돼 어려움이 크다"며 "주부 아르바이트를 구해 곳곳에 임대홍보 전단지를 붙이고 있지만 세입자 구하는게 만만찮다"고 했다.
안동대 주변인 안동시 송천동에도 최근 3~5년 사이 수억원씩을 들인 다세대주택들이 대거 들어섰지만 거의 텅 빈 상태다.
가정집을 증축하거나 개조해 2, 3개씩 방을 전세 놓았던 주민들은 올해는 예년과는 달리 새학기가 코앞에 닥쳤는데도 방을 찾는 학생들이 없어 큰 걱정을 하고있다.
안동과학대학이 있는 서후면 명리와 인근의 풍산읍 수곡리도 20~30실 규모의 원룸들이 비어있고, 가톨릭상지대학과 안동정보대학 주변도 비슷한 실정이다.
이처럼 대학주변 원룸과 전세 및 자취방들이 텅 빈 이유는 대학들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학생 확보를 위해 초현대식 기숙사를 계속 신축해 왔기 때문. 주민 김종근(66)씨는 "안동대가 대규모 기숙사를 건립하는 바람에 올해는 아직까지 방을 구하러 오는 학생이 없어 큰 걱정"이라고 했다.
안동.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구미.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어대명' 굳힐까, 발목 잡힐까…5월 1일 이재명 '운명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