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좋은 먹을거리-좋은 환경은 '한 몸'

돼지 콜레라, 조류독감, 광우병 등 최근 '육류파동'으로 인해 우리의 먹을거리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이러한 육류대란이 상업용으로 먹을거리를 대량생산하는 시스템과 소비자들의 잘못된 식습관에 기인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건강한 먹을거리는 건강한 환경과 떼어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이 건강한 먹을거리의 대안으로 제시하는 가치는 단연 '자연'. 농약과 성장촉진제로 키워진 농산물, 유전자조작식품, 환경호르몬, 식품첨가물들이 유통되는 상황에서 이들은 건강한 먹을거리 운동을 역설하고 있다.

◇먹을거리도 환경이다

대구녹색소비자연대.대구녹색살림생협 주관으로 '2004 새해맞이 단식캠프'가 열리고 있는 영천군 보현산 수련원. 지난 달 29일, 감식.단식 5일째를 맞은 37명의 캠프 참가자들에게선 배고픔을 호소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회사원, 교사, 자영업자, 주부,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나이와 직업이 다른 참가자들이 건강한 먹을거리 습관을 익히고 있었다.

지난 5일동안 참가자들은 오전에는 관장으로 속 비우기, 오후에는 애니어그램을 통한 자아 찾기, 밤에는 자연건강법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강의는 '현대인의 식원병과 식생활 제안' '유해식품으로부터 식탁지키기' '내 몸은 내가 다스린다' 등의 내용으로 진행됐다.

"쉽게 말해 건강한 먹을거리는 자연에 순응하는 식품입니다.

인스턴트 식품과 유전자 변형식품, 잘못된 육식위주의 식습관으로 찌든 몸을 비우고 건강한 먹을거리로 체질을 바꾸자는 뜻이지요".

대구녹색소비자연대 정현수 사무국장은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는 점을 감안, 올해 처음 이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 닭, 오리, 돼지 등 가축을 효율과 생산성이라는 자본적인 가치만을 위주로 집단사육 하다보니 이번 같은 육류파동이 온 것"이라며 "특히 육식을 자제하고 채식위주의 식 습관을 권장하자는 것이 이번 캠프의 취지"라고 했다.

캠프 참가자 이순아(39.여.대구 수성구 만촌동)씨는 "육식을 즐기는 습관이 환경오염을 유발시킨다는 강의내용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고, 박재안(41.대구 달서구 장기동)씨는 "3일째 굶고 나니 오히려 몸이 가벼워지는 것 같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사로 나선 대구 의료원 황성수 신경외과장은 가축의 고기, 계란, 우유 등 유제품 등 '동물성 식품'과 이를 원료로 한 가공식품들이 환경을 망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령 대기중에 방출되는 메탄가스의 20%가량이 가축들로부터 나오는데 이산화탄소에 비해 20배 이상 많은 열을 발생, 온난화에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것. 하루 분뇨 배설량의 경우 사람이 약2.5ℓ인 반면, 돼지가 약 6ℓ, 소가 약 26ℓ나 된다고 지적했다.

◇환경과 건강을 해치는 오염된 먹을거리

환경호르몬, 유전자조작식품, 식품첨가물들은 대표적인 반 환경적 물질.

다이옥신 파동으로 잘 알려진 환경호르몬의 경우 스틸렌 용기를 사용하는 컵라면 용기와 일회용 스티로폼 도시락 용기, 아이스크림 용기, 요구르트 등 유산균 음료 용기, 음료나 통조림등의 캔류, 팩에 들어있는 식품류 등에 광범위하게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환경호르몬이 체내에 누적될 경우 생식, 면역, 신경계통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

유전자조작식품(GMO)의 경우 국내에 수입되는 콩, 옥수수, 감자, 토마토 등에서 주로 발견되고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량수확을 목적으로 한 유전자조작식품은 해충에 대한 내성을 강화시켜 더 많은 농약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인스턴트.가공식품의 보존 및 유통기한을 늘리고 색깔이나 맛, 모양을 좋게 하는 화학물질, 화학조미료, 방부제, 감미료, 착색제 등 식품첨가물들 가운데 다수가 발암물질로 판명됐을 뿐 아니라, 뇌신경을 과도하게 자극하는 등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친 환경적인 먹을거리 운동을 펼치자

녹색소비자연대 정현수 국장은 친 환경적인 먹을거리가 생산.소비되려면 의식있는 소비자의 행동이 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호르몬을 유발시키는 제품을 피하고 1차 생산물 위주의 먹을거리를 더 많이 소비해야 하며, 정부와 기업은 유해성이 확인된 제품에 대해서는 즉각 회수할 수 있는 유통추적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녹색소비자연대는 이를 위해 △매실효소 담그기, 채식 밥상 차리기, 아이들을 위한 건강간식 만들기 등 '녹색살림모임' △비만, 아토피, 소아성인병 등을 예방하기 위한 '어린이 건강캠프' 및 '단식캠프' △대형마트 및 재래시장을 대상으로 한 유전자 변형농산물 표시제 실태조사 등 각종 식품안전 모니터링 및 캠페인 활동 △'가정내 유해화학물 추방운동' 및 '녹색구매 촉진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정 국장은 "소비자가 먹을거리의 품질과 상태를 감시.감독하는 역할을 하고, 정부는 품질 표세지 등을 통해 양질의 먹을거리를 선별함으로써 잘못된 먹을거리 생산 방식을 배척하고, 건강한 환경을 가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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