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일본 오사카의 자매기관에서 운영하는 '오사카역사박물관'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 곳에는 오사카의 옛 거리와 만국박람회 등 근대 역사자료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였다.
지금도 오사카시의 가로등이 교체되면 옛 것은 이 곳 역사박물관의 수장고에 옮겨진다는 설명에 역사자료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에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달성토성에는 달구벌의 역사가 담겨있고 경상감영공원에는 4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선화당과 징청각이 그 역사를 전해주고 있다.
신천의 옛 물길이 건들바우와 반월당을 지나 달성공원 앞을 휘감아 달서천에 이어졌음도 이공제비를 통해 알고 있다.
또 우리는 대구읍성이 헐리고 그 자리에 약령시가 자리잡게 되었음을 알고 있으며, 국채보상운동이 전개된 곳도 우리가 살고 있는 대구임을 잘 알고 있다.
이처럼 대구에는 선사와 고대유적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많은 역사자료가 곳곳에 남아 있으니 이들을 한데 모으면 금세 번듯한 박물관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박물관에 가면 신기한 유물의 관람으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유물 속에 담겨진 역사를 함께 느끼기를 바라며, 남겨진 유물들에서 역사의 교훈을 되새겨보기를 부탁한다.
역사를 간직하고 배우고자 함에는 모름지기 지난날의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라는 역사의 교훈이 있을진대, 지금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잘 지키려고 하지 않는다.
지하철 사고의 악몽도 우리의 역사이니 다음에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 역사를 남겨두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오늘 우리가 허물어버리고 수집하지 않는다면 대구의 옛 자료들은 언제까지나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대구를 지켜온 역사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연구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이 시급히 필요하다.
그리고 먼 후세까지 대구의 역사자료를 잘 간직하고 이어줄 '대구역사박물관'의 출범을 꿈꾸어 본다.
박승규(영남문화재연구원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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