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파트 분양가 "下下下"

지역 주택업체들의 아파트 분양가 인하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철근과 목재, 전선 등 건축자재 폭등 영향으로 아파트 신규 분양가격이 소폭이라도 오를 것이란 기대를 깨고, 분양가격이 되레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주택업체들이 높은 분양가격에 따른 가격저항으로 초기계약률이 20%이하로 떨어진 상태에서 장기간 미분양분 소진이 안돼 자금난을 겪기보다는 어느정도선까지 가격을 낮춰 계약률을 높이는 방법으로 자금을 조기회수, 차질없이 공사를 해 나가는게 낫다는 판단아래 분양가를 당초보다 싼 적정선까지 잇따라 내리고 있는 것.

대구에서는 2월 태왕이 지난해 말 분양에 들어가 초기계약률 30%이하로 분양에 실패했던 수성구 범어동 '태왕리더스 명품'아파트 분양가격을 당초보다 가구당 1천500만~2천만원 할인해 재분양에 들어간데 이어 화성산업도 지난해 연말 분양에서 실패한 수성구 지산동의 '화성 파크드림'아파트 가격을 내려 신규분양 형식의 재분양에 나선다.

화성산업이 같은 부지에 지난해 33평형 20가구, 54평형 80가구로 구성한뒤 분양을 했으나 집이 거의 팔리지 않자 "전체 가구를 수요층이 두꺼운 33평형 단일평형으로 재설계해 가격을 낮춰 다시 분양하자"고 시행사에게 제안, 시행사가 종전에 예상했던 수익금의 70%선을 포기하면서까지 이를 수용함에 따라 가격을 조정했다.

이와관련 화성산업은 33평형 142가구로 재설계한뒤 분양가(동향 기준층)도 당초 2억400만원에서 1억8천980만원으로 인하, 9일 모델하우스를 공개하고 입주자모집에 나선다.

또 무료제공 가전제품이 당초엔 가스오븐레인지와 김치냉장고 뿐이었으나 이번엔 식기세척기와 가스쿡탑을 추가하고, 주방에 라디오폰 대신 비디오폰을 설치하는 등 분양가격 인하와는 별도로 분양가 인하나 다름없는 무료공급 제품 수와 품질을 높였다.

이처럼 지역의 주택업체가 선두가 돼 아파트 분양가격 인하 분위기를 조성하자 지난해 아파트를 분양, 상당량의 미계약분을 남겨두고 있는 서울의 주택업체들도 시장상황과 시기를 봐가며 분양가 인하나 인하 효과를 노릴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대구에서 올해 신규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주택업체들은 태왕과 화성산업 등 지역의 주도업체들이 제시한 가격이 싼것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수요자들의 눈높이를 따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 비슷하거나 낮은 분양가를 책정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황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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