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모의고사 대처 및 활용방법

조만간 수험생들은 고3 들어 첫 모의고사를 치르게 된다.

많은 수험생들은 첫 모의고사 성적에 대해 실제 수능을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신뢰도 높은 지표로 여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이보다 잘못된 생각은 없다.

지금은 수험생으로서의 첫 발은 내디딘 시점이다.

앞으로 8개월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 남아 있다.

이 기간 동안 고교 2학년 때까지 한 공부보다 몇 배를 더 할 수도 있고, 2학년 때보다 성적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

3월 모의고사 성적이 끝까지 간다는 것, 실제 수능 성적도 비슷하게 나온다는 것은 근거도 없는 낭설이다.

지금부터라도 얼마든지 나아질 수 있다는 확신을 갖지 못하면 모의고사는 고3 생활 내내 몸과 마음을 짓누르는 형틀이 될 것이다.

모의고사를 치를 때마다 충격과 좌절감 때문에 의욕을 잃고 방황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모의고사를 편안하게 대처하는 자세를 갖는 게 중요하다.

자신의 객관적 위치를 파악하고 취약점을 파악해 학습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

고3은 어쨌든 평균 한 달에 한 번 꼴로 모의고사를 치러야 한다.

이것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입시전문가들이 말하는 모의고사 대처법과 바람직한 활용방법에 대해 정리해 본다.

◇모의고사, 의미부터 파악하라.

모의고사는 문자 그대로 실제 수능시험과 비슷한 형식과 내용으로 연습 삼아 쳐보는 시험을 말한다.

연습 삼아 치는 시험인데 점수가 좋고 나쁨에 너무 연연할 필요가 있을까.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일부 수험생과 학부모는 모의고사 점수에 목숨을 거는 듯이 행동한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우선 사설기관이 실시하는 모의고사는 성적이 나올 때마다 전교 석차는 물론 전국 석차까지 나온다.

여기에 점수에 따른 지망 가능 대학 기준표가 제시된다.

점수가 잘 나오면 마치 희망 대학에 합격한 것처럼 칭찬받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가정 분위기가 엉망이 된다.

이래서는 담임 선생님과 상담하고 과목별 학습 전략을 수정하거나 새로 짜는 일에 효율이 생길 리 없다.

성적이 발표되고 얼마 지나지 않으면 다시 모의고사를 치른다.

한 번 성적이 나빠 학습 페이스를 잃어버리면 좀체 회복하기 힘든 상황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과정이 되풀이되면 모의고사는 본래의 기능과 목적을 상실한다.

수험생과 학부모를 괴롭히는 두려움의 대상이 될 뿐이다.

모의고사 때만 되면 몸이 아프다는 수험생이 많은데 이는 강박관념 때문이다.

점수가 나쁜 경우도 그렇지만 좋은 경우라도 마찬가지다.

성적이 잘 나왔다고 공연히 들떠 있다간 다음 시험을 망치기 십상이다.

수험생이나 학부모 모두 모의고사를 연습으로 편안히 받아들이는 자세부터 가져야 한다.

연습에 매달리느라 실전을 그르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도전적인 자세로 임하라.

모의고사를 치른 후 가채점을 할 때 수험생들은 대개 억울한 표정을 짓는다.

상위권은 5~15점, 중위권은 10~25점 정도까지 더 나올 수도 있었는데 실수로 틀렸다는 얘기들이다.

실제로 그렇다.

궁색한 변명이 아니라 조금 더 신중하고 적극적으로 문제풀이에 임했다면 정말 맞출 수 있었던 문제인 것이다.

억울함이 지나고 나면 다음에는 꼭 실수하지 말아야지 다짐한다.

그래도 실수는 되풀이된다.

실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과연 없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최선의 수비는 공격이라는 스포츠의 전략을 방법의 하나로 제시한다.

문제풀이에 있어서도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모든 문제가 쉬운 수험생은 없다.

어려운 문제에 부딪혔을 때 어떤 태도를 갖느냐에 따라 성적은 크게 달라진다.

불안감 때문에 위축되면 평소 익숙하게 찾아내던 해결의 실마리가 좀체 보이지 않는다.

반면 자신감을 갖고 대하면 자신도 모르게 풀리는 경우가 많다.

흔히 수험생들이 말하는 '컨디션 좋은 날'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문제풀이에 임한 날이다.

자신감을 가지면 판단이 애매한 보기 중에서 맞는 답을 고를 수 있는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풀이에 몰입하는 훈련을 하라.

많은 수험생들은 문제지를 받아들기도 전에 목표 점수를 정해 둔다.

때문에 예상보다 조금만 어려우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지고 보면 이는 극히 어리석은 짓이다.

모의고사든 수능시험이든 입시든 상대평가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내가 어려우면 남도 어렵다.

절대적인 내 점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전국 응시생 가운데 내 위치가 중요한 것이다.

시험 문제를 풀기도 전에 목표 점수를 계산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대로 시험 종료 전을 살펴보자. 수학 시간이 5분밖에 남지 않았는데 아직 한 문항을 못 푼 경우를 가정해보면 수험생들간에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떤 학생은 너무 초조해서 문제 풀이에 몰두하지 못하고 시계만 보다가 대충 답을 찍은 뒤 답안지를 낸다.

반면 어떤 학생은 시간을 의식하지 않고 문제풀이에 집중한다.

평소 풀이에 5분 이상 걸리던 문제도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면 3, 4분만에 풀 수 있다.

한 문제를 푸는데 5분이라는 시간은 엄청나게 긴 시간이라는 사실을 경험해 본 사람은 안다.

시작부터 끝까지 다른 생각을 떨치고 문제풀이에 폭발적인 집중력을 발휘하는 훈련은 모의고사 때 충분히 해 둬야 실제 수능시험에서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라.

고3생들은 대개 한달에 한번쯤 모의고사를 치른다.

비교적 길지 않은 주기로 반복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주기 속에서 자신의 학습 습관을 어떻게 만들고 유지하느냐가 성패의 중요한 변수가 된다.

고교 교사들의 경험에 따르면 모의고사를 치르고 다시 공부에 마음을 다잡는데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간신히 마음을 잡았다고 해도 며칠 공부하고 나면 성적표가 나온다.

점수가 잘 나왔을 때는 덜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면 성적표를 갖고 고민하느라 적잖은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보면 다음 모의고사가 다가온다.

이렇게 따진다면 고3생들이 온전히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는 날은 한달에 열흘 안팎에 불과하다.

모의고사를 통해 실전 훈련을 하고, 자신의 취약점을 파악하는 장점이 있다고 하지만 이래서는 문제가 더 큰 것이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모의고사를 치른 뒤, 성적표를 받은 뒤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툭 털어내고 평소 생활로 돌아가는 습관을 학기초부터 들여둬야 한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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