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야 3당 탄핵정국 헤쳐나가기-한나라

16일 오후 한나라당 당직자들의 표정은 갑자기 활기로 가득 찼다.

오전까지만 해도 박근혜(朴槿惠).권오을(權五乙).박진(朴振) 의원의 싱거운 3파전으로 굳어지는 듯 했던 대표경선이 홍사덕(洪思德) 원내총무와 공천심사위원장을 지낸 김문수(金文洙) 의원이 뛰어들어면서 고대하던 흥행 가능성이 엿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엄청난 역풍 속에 '총선참패'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나오던 한나라당은 그나마 기사회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나라당이 새 대표 경선을 통해 변화하고 있다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심어주는데 성공할 경우 최근 지지도가 50%까지 치솟고 있는 열린우리당과 어렵지만 싸워볼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은 갖출 수 있게 된다.

홍 총무와 김 의원은 지역구 선거 준비를 내세워 경선 출마를 고사해왔다.

그러나 탄핵 후폭풍에 말려 당 지지도가 급락하면서 최병렬(崔秉烈) 대표를 비롯한 중진의원이 설득에 나서고 일부 의원들이 '탄핵 정국 책임론'을 제기하자 마음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도 "17대 총선 공천작업을 진두지휘한 만큼 대표 경선에 나서 17대총선 결과도 책임져야 한다"는 소장파들의 권유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 경선이 5 파전으로 치러지게 됨에 따라 이제 관심은 어떤 구도로 경선이 치러질 것이냐로 모아지고 있다.

현재로선 '홍사덕-박근혜-김문수' 3강에 '권오을-박진' 2약이 경합하는 '3강2약' 구도로 치러질 것이란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홍 총무는 수도권과 영남권 중진들의 지지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최 대표의 물밑 지지설도 나오고 있다.

박근혜 의원은 이미 공개 지지를 표명한 강재섭(姜在涉) 의원 등 대구.경북지역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다 전국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것이 큰 경쟁력이다.

김문수 의원은 최 대표의 퇴진을 관철시킨 소장파들과 개혁성향의 의원들의 지지를 얻고 있어 무시할 수 없는 세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다 당내에서 노무현 저격수 역할을 자임하면서 보여준 '근성'이 큰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공천 과정에서 자파가 늘어난 것도 플러스다.

따라서 '3강간'의 대결은 예측할 수 없는 대접전이 될 것이란게 한나라당의 기대섞인 관측이다.

한편 이미 출마를 선언한 권오을 의원은 "건전보수와 합리적 중도를 아우르는 '중도우파' 한나라당의 면모를 보이겠다"며 전의를 다지고 있고, '40대 기수'를 선언한 박진 의원은 "젊고 활기찬 리더십을 통해 국민의 신망과 기대를 등에 업고 4.15 총선을 정면으로 뚫고 나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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