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스코그룹, 창업공신 시대 '마감'

포스코건설 박득표(68) 회장이 18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퇴진, 36년 포스코그룹 역사에서 창업공신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

포스코건설은 이날 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된 박득표 회장과 고학봉((62) 사장을 퇴진시키고 지난 12일 포스코 광양제철소장에서 물러난 한수양(59)씨를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물러난 박 전회장은 포스코 창업자인 박태준(TJ) 전 국무총리와 동향인 부산 기장 출신으로 황경로 전 회장, 안병화 전 사장, 정명식.유상부 전 회장 등과 함께 '창업공신'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의 좌장 역할을 해 왔다.

때문에 그의 퇴진은 포스코그룹이 이날부터 완전한 신진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의미도 갖는다.

포스코 창업멤버들의 영욕은 한국 정치사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TJ는 지난 92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 갈등을 겪다 회사를 떠났고 그의 뒤를 따라 황경로, 박득표, 유상부씨 등도 '자의반 타의반'으로 줄줄이 퇴사했다.

이후 이들은 YS통치 5년간을 설움 속에 지내다 지난 97년 대선에서 이른바 'DJT 연합'을 통해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TJ는 국무총리에 올랐고 이듬해 주총을 통해 유상부씨가 포스코 회장에, 박득표씨가 포스코건설 회장에 선임되는 등 창업공신 상당수가 현직 복귀로 명예를 회복했다.

그러나 그뒤 6년여만에 지난해 포스코 주총에서 유 전회장이 퇴진한데 이어 이날 박 회장까지 물러남으로써 경영일선에서 더 이상 창업공신들은 찾아볼수 없게 됐다.

유상부 포항공대 이사장과 이대공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이 있지만 기업경영과는 거리가 먼 교육분야라는 점에서 박 회장의 퇴진은 OB시대의 완전한 마감으로 해석되고 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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