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면초가 조순형...거취 고심

당내외서 사퇴 압력 커져...결단 내릴 가능성 높아

민주당내 분당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조순형(趙舜衡) 대표가 사태 해결의

핵심쟁점으로 떠오른 자신의 거취 문제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25일 오전부터 국회 의원열람실에 머문 조 대표는 추미애(秋美愛) 의원뿐 아니

라 중진의원, 수도권 공천자 및 사무처 당직자까지 자신의 결단을 요구했다는 사실

을 보고받은 뒤 측근들에게 답답한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의원에게 모든 권한을 일임하는 선대위 출범을 약속했음에도 기존 공천자에

대한 개혁 공천이라는 무리한 요구를 내걸면서 이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추 의원이 선대위원장을 맡으면 자기 소신대로 할 수 있는데 왜 그

렇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대표직 사퇴는) 바른 해결의 길이 아니며 그런 식으로

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심재권(沈載權) 대표비서실장이

전했다.

조 대표 퇴진 주장들이 이어지면서 당 안팎에선 조 대표가 곧 사퇴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조 대표는 일단 원칙없이 대표직에서 사퇴할 수 없다는 원칙론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인 김금지 여사는 이날 오후 조 대표를 만나 "이런 꼴을 당하느니 차라리

사퇴하라"고 간청했지만 "지금 그만두게되면 없는 잘못을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

라는 조 대표의 논리에 오히려 입장을 바꿨다는 후문이다.

김상현(金相賢) 상임고문은 이날 오후 조 대표의 퇴진과 비대위 구성 문제를 설

명하겠다며 의원열람실을 찾았지만 "어떻게 물러나라는 소리를 할 수 있느냐"는 김

여사의 거센 항의만 듣고 아무런 성과없이 돌아갔다.

중재자를 자임하며 지역구에서 상경한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도 30여분간 조

대표를 만났지만 이렇다할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대표는 기자들에게 일각에서 제기되는 공동 선대위원장 추대설에 대해 "

나를 빼놓고 하라는 말을 수십번도 넘게했다"고 말한 뒤 "당이 국민을 걱정해야 하

는데 지지자가 당을 걱정하는 상황"이라고 답답해했다.

조 대표가 강경한 의사를 밝힘에 따라 심 실장은 이날 다시 추 의원을 만나 조

대표의 입장을 설명하고 서로 한발씩 양보할 것을 설득하기로 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조 대표가 막판에 결단을 내릴 가능성을 아직까지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6일로 예정된 선대위의 출범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조 대표에게 결단

을 내릴 시간이 남아있고, 그동안 대표직 사퇴의 명분을 찾아준다면 결단을 내릴 가

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조 대표는 자신의 거취 문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지금은 할말이 없다

"며 여운을 남겼다.(서울=연합뉴스)

사진 : 민주당이 추미애의원의 당 정체성과 개혁공천에 대한 전권부여 요구를 거부하고 추 의원을 배제한 상태에서 선거대책위를 구성키로 한 가운데 조순형대표가 25일 오전 주요당직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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