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0대 '석달새 범죄 1천500건' 자백

'근 석달동안에 1천500건이나…'.

25일 대구 달서경찰서 형사계 직원들은 모두 혀를 내둘렀다.

이날 강도.강간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김모(35)씨가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자신이 저지른 1천500여건의 절도범죄를 털어놓았기 때문이다.

김씨가 털어놓은 범죄 행각은 '신창원'을 능가하는 수준.

당초 김씨는 지난 1월2일 새벽 대구 동구 신암4동에서 택시를 훔친 뒤 여자 승객을 위협해 현금 100만원을 뺏고 여성 3명을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붙잡혔다.

그러나 김씨는 경찰이 여죄를 계속 추궁하자 체념한 듯 이제까지 경찰에 알려지지 않았던 차량털이 범죄를 술술 풀어놨는데 무려 1천500여건이나 된 것.

김씨는 지난 1월부터 하루에 두세차례씩 대구 전역을 돌며 아파트의 지하주차장에서 한꺼번에 수십여대의 차량 문을 따고 차안에 있던 금품을 '싹쓸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의 진술을 확인하기위해 김씨가 범행 장소라고 지목한 달서구 관내의 일부 아파트단지에서 이날 '차량안의 물품을 잃어버린 주민들은 알려달라'고 안내 방송을 해 80여건을 신고받았다.

김씨가 경찰의 추격을 뿌리치고 달아난 것도 거의 '신창원' 수준.

김씨는 지난 22일 형사들이 매복해 있다가 차량으로 앞뒤를 가로막아 자신이 달아날 길을 차단하자 타고 있던 지프차로 앞뒤 차를 잇따라 들이받은 뒤 달아났다.

경찰은 실탄까지 발사하며 추적했지만 결국 김씨를 놓쳤던 것.

김씨는 "운영하던 가게가 부도나고 다니던 택시회사마저 사고로 그만두게 됐다"면서 "아내가 지난해 아이를 출산했지만 분유값마저 없어 어쩔 수없이 범죄에 빠져들게 됐다"고 말했다.

달서경찰서 한 관계자는 "김씨가 털었던 차량들의 상태가 깨끗한 점으로 미뤄 차량용 만능키 등 특수한 범행도구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범죄건수가 워낙 많아 본인마저 정확히 기억을 못할 정도여서 범행 모두를 확인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