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작곡가 정풍송씨 추기경 헌정 음반 내

'웨딩드레스', 조용필의 '허공' 등 수많은 히트곡을 만든 작곡가 정풍송(鄭豊松.62)씨가 최근 김수환 추기경에 대한 헌정 음반을 발표했다.

'김수환 추기경님께'라는 제목의 이 음반에는 김 추기경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내레이션과 '추기경님'을 비롯해 사회비판 메시지를 담은 '옛날 옛날 그 옛날' 등 정씨가 작사.작곡.편곡하고 직접 부른 노래 열 두곡이 실려 있다.

25일 대구를 찾은 정씨는 "특별히 믿는 종교는 없지만 정서적으로 불교에 가깝다"며 "종교와 관계없이 수십 년 동안 독재에 항거하고 약자를 보호하는데 앞장서신 김 추기경을 오랫동안 존경해왔다"고 말했다.

정씨가 이 앨범을 기획한 건 지난 1월. 당시 김 추기경은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우리 사회의 반미.친북 경향 등에 우려의 뜻을 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사회 일각에서는 격렬한 비난이 일었다.

정씨는 "우리 사회에서 존경받는 몇 안 되는 원로인 김 추기경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매도하고 폄훼하는데 분노했다"고 말했다.

이 앨범이 나오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논란에 휩싸일 것을 걱정한 가족들이 만류하고 나섰고 음반사들은 제작을 주저했다.

가수들은 인기 관리와 인터넷 테러 등의 이유를 들어 거절했다.

결국 정씨는 수 천 만원의 자비를 들여 음반을 만들고 작곡자인 자신이 직접 노래를 불렀다.

그는 자신의 예명을 '나라에 정의를 심는다'는 뜻의 '정의파(鄭義播)'로 지었다.

40여 년간 작곡가로 활동하며 '허공', '미워미워미워', '웨딩드레스', '옛 생각' 등 히트곡 제조기로 이름을 날린 정씨는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음반이 발매되자 전국에서 격려 전화가 쇄도했다"며 "대중가요의 존재 가치는 노래를 통해 역사의 그림자와 시대상을 적나라하게 반영하면서 대중들의 마음을 달래주는데 있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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