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후보자 합동연설회 이젠 사라져

"이번 선거는 재미가 없어…".

17대 총선부터 합동연설회와 정당연설회가 폐지되면서 노인층을 위한 선거 정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돈 안드는 공명 선거를 위해 합동.정당연설회를 폐지하는 대신 인터넷 홈페이지와 이메일을 통한 온라인 선거운동을 강화토록 선거법을 개정, '실물보고 표찍는 관행'에 익숙한 노인층으로서는 소외감을 느낄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각종 연설회장은 선거정보를 얻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갈 곳없는 노인들의 '놀이장'이기도 하고 농촌의 경우는 '축제장'이기도 해 노인들의 박탈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27일 오후 대구 중구 달성공원에서 만난 박모(69) 할아버지는 "합동연설회가 없어져 도대체 무엇을 보고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선거때면 각종 합동연설회장을 찾아 후보자의 말솜씨에 귀를 기울이는 재미가 있었는데 이제는 어디서 선거 정보를 얻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김모(72) 할머니는 "선거철만 되면 정당의 선거운동원으로 일하고 합동유세장을 쫓아다니며 용돈 버는 재미가 있었는데 이제는 사라져버렸다"며 "동네 경로당은 선거철이 되자 선거법 때문에 더욱 썰렁해졌다"고 아쉬워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에서는 '법 자체가 이렇게 개정되다 보니 노인층의 소외현상도 일부 있을 수 있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선관위 관계자는 "합동연설회를 폐지하는 대신 TV합동토론회가 대폭 늘어나는 등 선거운동의 개념이 '미디어 선거'로 이동되고 있다"며 "노인층이 느끼는 재미가 반감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선거비용 절약과 공정선거를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