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행동의 일관성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가고,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옛 속담이 있다.

이 말은 사람이 보통 때와는 다르게 특별한 행동을 했을 때는 그것이 다음에 반복해서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죄를 저지르는 전과자들도 별안간 흉악범이 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다들 좀 도둑에서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법에서도 초범은 관대하게 봐 주지만 전과가 여러 번 계속되면 가중처벌을 받는다.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 한번 했던 행동은 다음에 그와 동일한 상황이 닥치면 또 그런 행동을 하게 된다.

왜냐하면 우리 몸이 그 행동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늘 도둑질을 일삼는 사람은 방치된 물건을 보면 참을 수가 없다고 한다.

그 상황에서 슬쩍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견디지를 못한다고 한다.

술 좋아하시는 분들도 마찬가지다.

기쁠 때 한잔, 슬플 때 한잔, 날 맑을 때 한 잔, 날 궂을 때 한 잔... 그러다가 차츰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가는 것이다.

인간 행동의 일관성이란 몸에 배는 것을 의미한다.

몸에 밴다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 사람이 그전에 했던 행동을 다시 반복할 확률이 갈수록, 횟수를 거듭할수록 높다는 의미이다.

한 번 거짓말하기 시작하면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것이 어렵다.

그만큼 몸에 밴 습관은 거스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반대로 내 욕심을 참고, 남을 돕는 일을 자주 하는 사람들은 갈수록 선행을 하는 것이 쉬워진다.

선행이 습관으로 몸에 배이면, 그전처럼 나의 욕심이 나를 덜 지배하고 덜 괴롭힘을 느낄 수 있다.

바쁘게 살아가지만 잠시 자신의 몸을 살펴보며 걸어가면 좋겠다.

우리 몸에 나를 망치는 습관들이 몸에 배어 있지는 않은지, 더 나아가 자신의 자리에서 부끄러운 행동들이 일관성을 이루면서 나를 지배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가 이러한 것들을 거슬러 너그럽고 관대한 마음을 쌓아가고 자신을 아름답게 가꾸어간다면, 우리의 외모뿐만 아니라 내면에서도 향기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임종필(천주교 대구대교구 성소담당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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