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여자의 팔자는 뒤웅박 팔자'란 속담이 있다.
여자가 지나치게 나서서 떠들면 집안이 잘 안 된다는 뜻과 여자는 남편에게 매인 몸으로 그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현모양처(賢母良妻)를 이상적인 여성상으로 삼아온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그만큼 여성의 사회활동을 금기시해 왔다.
여성들의 경우 과거에는 사회에 진출해도 '여류 사업가' '여류 소설가' '여류 화가'라고 보통명사 앞에 '관' 하나를 붙이게 마련이었다.
언어에 각인된 차별적 관습은 지금도 표피만 달리한 채 '여성 당 대표' '여성 장관' '여성 장군'이라는 말들을 낳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세계의 흐름이 그렇듯이, 우리나라에서도 날이 갈수록 여성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근래의 영화들을 보면 여성들이 '나서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남성을 '주무르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사실 정치계.법조계.재계.문단은 물론 스포츠나 군과 경찰에까지 여성들의 진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가 하면, 무슨 시험이든 여성들이 판을 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앞으로 20년 안에 여성이 남성을 능가하는 '여성 세상'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은 다큐멘터리 '만일 여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면'(31일 방송)에서 약학교수이자 영국 왕립연구원 원장인 그린필드 박사가 제시하는 '미래가 여성의 세상이 될 수 있는 이유' 세 가지를 미리 소개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렇게 되면 생식에서 남성이 가지는 의미도 급감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 전망에 따르면, 앞으로는 육체적 힘보다 지적 능력이 중요해 여성이 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되며, 집에서 일할 수 있는 유연한 근무체제로 육아와 일의 병행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라 한다.
게다가 유전공학의 발달로 출산의 개념에 큰 변화를 가져와 신체의 어떤 세포에서든 유전물질을 추출해 난자와의 수정이 가능해져 출산에 남자가 필요 없어질 수도 있으며,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낳을 수도 있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얼마 전에 막을 내린 사극 '대장금'이 인기 절정을 누렸다.
대장금이 비천한 천민 출신으로 몰래 배운 의학 지식으로 쟁쟁한 남자 의사들을 물리치며 어의(御醫)까지 됐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전문지식으로 명성을 쌓은 조선시대의 '커리어 우먼'이었음은 사실이었던 것 같다.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한 까닭도 어디에 있었을까? 아무튼 '여인천하'가 예견되듯이, 세상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이상적인 사회 발전은 남녀의 균형 잡힌 철학과 지적 능력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리라는 생각을 새삼 해본다.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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