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7대 총선 열전지대를 가다-대구 수성을

老-少 신인간 선두다툼

유동인구가 거의 없는 지역으로 보수성향이 강해 한번 지지했던 정당에 대한 선호를 잘 바꾸지 않는 편이다.

서울로 치면 강남지역에 해당한다.

범물동에 사는 한 시민은 "한번 이 지역에 들어오면 10년, 20년씩 꼼짝않고 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보수성향이 그만치 강하다"면서 "좀체 정치성향이 바뀌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탄핵정국 후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도가 상승세를 그리는 듯 했으나 박근혜(朴槿惠) 대표 선출 후 한나라당 지지성향을 곧바로 회복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 후에는 이같은 분위기가 더욱 뚜렷해졌다.

이같은 지역특성 때문에 열린우리당 윤덕홍(尹德弘) 후보가 가장 많은 애를 먹고 있다.

탄핵정국으로 다소 상승곡선을 그릴 때만해도 기대가 컸지만 최근 분위기는 영 딴판이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지역을 누비고 윤 후보 스스로 "손맛이 달라졌다"고 토로할 정도다.

박근혜 대표가 불을 지른데다 정 의장 발언이 기름을 끼얹으면서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분위기가 가시고 있다는 것이다.

윤 후보 측은 "공약, 홍보물, 방송토론 등이 도무지 먹혀들지 않고 있다"면서 "광풍이 불고 있기 때문에 큰 틀에서 선거구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어렵다"고 말했다.

윤 후보도 이같은 분위기는 극적 시도가 없을 경우 반전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대구 열린우리당 좌장답게 "더 이상 한나라당 싹쓸이는 안된다"는 점을 호소할 생각이다.

여론주도층을 중심으로 생겨나고 있는 '반 한나라당 싹쓸이'분위기를 바닥까지 끌고가야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윤 후보 측은 "꼭 윤 후보가 아니더라도 대구에서 열린우리당이 한두석은 돼야 대구에도 숨통이 트이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같은 분위기와 달리 한나라당 주호영(朱豪英) 후보측은 느긋한 편이다.

탄핵정국으로 열린우리당이 기세를 올리면서 잠시 긴장하기도 했지만 선거전이 시작되기 전까지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번도 1위를 놓친적이 없기 때문에 더욱 기세가 올라있다.

열린우리당 측에서 교육부총리 출신 윤 후보의 인물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신예'라는 점때문에 정치권 세대교체라는 명분을 볼때 인물면에서도 뒤질 것이 없다고 보고 있다.

다른 지역과 달리 공천후유증도 없는 편이다.

자신과 당 공천을 놓고 경합을 벌인 인사들이 속속 주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김형렬(金亨烈) 전 한나라당경북도지부 사무처장은 이미 자신의 선대위원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고 최근에는 이성수(李聖秀) 전 대구시의회 의장까지 지지를 선언한 상태다.

중앙당에 비례대표 후보들의 지원을 요청했지만 중앙당에서도 "수성을은 걱정할 것이 없다"며 요청을 거부했다.

주 후보는 이같은 상승세 지속을 위해 최대한 몸을 낮추고 있다.

선거운동을 돕고 있는 주변에는 "내가 당선이 안되는 한이 있더라도 법을 어겨가면서 선거운동을 해서는 안된다"며 엄하게 주의를 내려놓고 있다.

한나라당, 열린우리당간의 대결 와중에 무소속 남칠우(南七祐) 후보는 고군분투하고 있다.

3번째 출마로 지역을 샅샅이 누벼 인지도 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지만 광풍처럼 불고 있는 여야 정당간의 기세싸움에 무소속 후보로서는 한계를 절감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탁월한 선거운동 기법으로 전국적 이목을 끌면서 선거 막판 부동층의 표심을 충분히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는 정당과 인물에 한표씩 행사하는 1인2표제가 도입됐기 때문에 무소속 후보들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김성현(金聖鉉) 후보와 자민련 안준범(安埈範) 후보는 기존 정치권 물갈이를 위해서는 신진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표밭을 누비고 있다.

김 후보는 "돈없는 평범한 사람도 국회의원이 될 수 있고 의정활동을 잘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출마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당파싸움만을 일삼고 있는 기존정당에 참을 수 없어 현실정치에 과감히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거대 정당간의 싸움에 군소정당 후보로서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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