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꽃바람 불면 눈물.콧물.재채기 알레르기...봄이 괴롭다

봄이 괴로운 사람들이 있다.

꽃가루가 날리면 콧물과 재채기, 코 안의 가려움증, 두통, 기침, 호흡곤란, 결막염 등으로 고통받는 알레르기 환자들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12%가 한가지 이상의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다고 한다.

◇소나무 같은 풍매화 꽃가루가 주원인

알레르기 원인 물질은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동물 털, 곰팡이, 곤충, 음식물 등 수없이 많으며 환자마다 원인이 다르다.

특히 요즘같이 꽃가루가 많이 날릴 때는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들이 많아진다.

꽃가루 중에서는 바람에 의해 옮겨지는 소나무 같은 풍매화가 알레르기 질환의 주요 원인이다.

곤충에 의해 수정되는 충매화도 화초 재배자나 꽃집 주인과 같이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사람들에게는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풍매화 꽃가루는 바람에 실려서 중국에서 우리나라까지 날아 올 정도로 먼거리를 이동하기 때문에 비록 주위에 나무가 없더라도 안심해선 안된다.

대기에 분포하는 꽃가루는 계절과 지역에 따라 다르다.

온대지방에 속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봄철에는 나무꽃가루,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는 화초꽃가루, 늦여름부터 가을까지는 잡초꽃가루가 많이 날린다.

장마철과 겨울에는 대기 중에서 꽃가루가 발견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연중 2회 꽃가루 절정기가 있다.

먼저 3~5월에 나타나는 나무꽃가루로 오리나무, 포플러, 버드나무, 참나무, 소나무 등의 순서로 기승을 부린다.

두번째 절정기는 8월 중순~10월의 잡초꽃가루, 쑥, 두드러기쑥 및 환삼덩굴의 꽃가루들이 주종을 이룬다.

봄이 되면 버드나무에서 솜털같은 것이 많이 날리는데 이는 꽃가루가 아니라 씨앗. 눈과 코에 들어가 자극을 줄 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알레르겐은 아니다.

알레르기 증상은 대기 중의 꽃가루 양과 관계가 있다.

즉 꽃가루가 날리기 시작하면 즉시 증상이 시작되며 꽃가루가 없어지면 2, 3주에 걸쳐서 서서히 증세가 소멸된다.

◇각결막염도 일으켜

봄철 각결막염은 눈꺼풀판 결막과 각막에 이상을 초래해 눈의 심한 가려움증, 이물감, 끈적끈적한 점액성 분비물, 눈부심, 결막충혈 등의 증상을 보인다.

특히 윗눈꺼풀의 안쪽을 보면 마치 자갈을 깔아놓은듯 동글동글한 결막의 돌출물 유두들이 많다.

봄철 각결막염의 눈꼽은 진하고 매우 끈끈한 점액성 분비물로 수축성을 지닌다.

봄철 각결막염은 만성적이고, 양눈에 발생하는 알레르기 결막염의 하나로 보통 10세 이전에 발병해 2~10년간 지속된다.

대부분 사춘기가 되면 없어진다.

이 질환의 원인은 봄철 알레르기 항원과 관계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 아토피나 천식, 습진 등의 알레르기 병을 동반한다.

이 질환이 각막에 나타나면 시력에 많은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각막상피의 회복이 지연돼 신생혈관이 자랄 수 있으며 각막에 궤양이 생기면 각막 만곡도에 영향을 줘 난시를 초래할 수도 있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녹내장, 백내장 등과 같은 합병증에 유의해야 한다.

◇치료와 예방법

알레르기 진단은 의사와의 자세한 상담이 가장 중요하다.

또 진찰 소견, 혈액검사, 피부검사나 폐기능검사 등의 검사 소견을 종합해야 올바른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이런 진단 과정은 상당 기간 보호자와 환자, 의사간에 질병에 관한 정보 교환이 필요하다.

특히 꽃가루 알레르기 질환의 원인이 되는 꽃가루를 찾기 위해서는 환자의 거주지역, 발병시기, 꽃가루 항원에 의한 피부반응검사, 혈액검사 소견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알레르기 질환의 치료법에는 원인 물질을 피하거나 증상에 대한 처치 및 면역요법이 있다.

원인이 되는 꽃가루를 알아냈다면 그 꽃이 피는 계절에는 외출을 삼가고 방문을 잘 닫아 꽃가루가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

그리고 외출할 때에는 꽃가루 방지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 마스크로는 꽃가루를 막을 수 없으므로 미세한 먼지까지 막을 수 있는, 특수 필터가 있는 꽃가루 방지용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귀가할 때는 옷을 털고 집안으로 들어오며 손발을 잘 씻고 양치질을 한다.

소금물을 이용해 눈을 씻으면 오히려 눈을 자극하므로 피한다.

눈이 가렵다며 식염수로 눈을 씻는 경우가 많은데 안구표면에 있는 눈물층의 보호성분만 씻기게 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이종명 경북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이세엽 계명대 동산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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