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에서도 여지없이 각당의 '낙하산 공천'이 논란이 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공천심사에서 지역 출신이면서도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력인사들을 총선을 목전에 둔 시점에 공천, 지역 인사들의 반발과 함께 '낙하산 공천'시비를 일으킨 것.
그러나 선거일이 종반에 접어든 13일 현재 이들 논란 인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자들은 지역에서의 한나라당 상승세에 힘입어 대부분 당선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반면 열린우리당 공천후보들은 일부 후보를 제외하고는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줄줄이 '바람'에 휘말려 고전하고 있으며 무소속 출마한 낙천자들도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대구 중.남구, 동구갑, 동구을, 달서병, 영천, 경산.청도, 영주, 문경.예천 등지에서 낙하산 공천을 둘러싼 후보자간 논란이 극심했다.
"지명도를 앞세워 지역구와 아무 연고도 없는 사람에게 공천을 줬다"는 비난이 터져나왔고 "낙천자를 다른 지역으로 내려 보내는 것도 큰 범주에서 낙하산 공천과 다름없다"는 성토도 적지 않았다.
반면 일부 유권자들은 "깜냥으로 따지면, 고향에서 뒹군 '지역 토종'보다 중앙에서 이름을 드높였던 인사가 더 낫다"는 반론을 펴기도 했다.
또 낙하산 시비에 휘말린 후보들은 중앙의 경험을 내세워 지역 발전을 외쳐댔다.
그러나 많게는 평생을, 적게는 몇 달간 시장통과 골목을 누비며 발품을 판 정치 신인과 정치 예비군들에겐 억장이 무너질 노릇이었다.
낙천자들은 "주민 여론을 반영하는 '상향식 공천'을 한다면서 결국 당의 입맛에 맞는 제 사람만 심었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결국 상당수 공천 탈락자들이 탈당, 어김없이 무소속 출마를 했다.
대구.경북지역 무소속 후보 대부분이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했다 떨어졌었다.
낙하산 공천만을 무조건 탓할 일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왔다.
비록 "지역 진성당원의 여론을 거부했다"고 쳐도 개혁적 물갈이란 시대 과제를 거스르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수긍할 만한 측면도 많다는 것이다.
또 아무리 낙하산 공천을 받았다 쳐도 지역 주민들이 평가할 뿐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한나라당 지역 모 후보는 "선출직 후보가 표로서 심판받으면 그 뿐"이라며 "고향을 떠나 어디에서 누가 무엇을 했든 지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열린우리당 한 관계자도 "낙하산 공천의 잣대란 게 뭐냐"며 "중앙에서 열심히 일하다 지역에 내려와 봉사하는 것을 추궁하는 것은 또다른 텃세"라고 했다.
그러나 선거가 종반에 접어든 현재까지도 지역 토종 후보들은 억하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문지방이 닳도록 지역구를 누빈 대가가 결국 낙천으로 돌아왔다"며 울분을 곱씹고 있지만 목소리가 점점 잦아들고 있다.
지역의 한 후보는 "낙하산이라 해서 무조건 매도돼선 안되지만 문제는 낙하산처럼 내려와 어느 때가 되면 홀연히 지역을 등진 사람들"이라며 "당락을 떠나 묵묵히 지역에 남아 봉사할 수 있는 지역 일꾼을 이번 총선에서 택해야 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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