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해안 골프장 건설 잇단 마찰

해안가 골프장 조성을 둘러싼 주민과 업체간 갈등이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영덕에선 토사유출로 물고기가 폐사했다며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고, 경주에선 환경오염 및 생태계 변화 등이 우려된다며 골프장 조성지 일대 주민들이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조직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민자유치로 동해안 감포항 나정, 대본리 일대에 조성 중인 18홀 규모의 대중골프장 건설 문제가 생태계 파괴를 우려한 해안 일대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주민공동 대표 안매봉(나정2리 개발위원)씨를 비롯한 나정 1, 2리와 대본1, 2리 주민대표 12명은 최근 모임을 갖고 현재 건설 중인 골프장과 관련해 향후 피해에 대한 대책협의를 위해 4개 마을 주민들이 참여하는 '감포골프장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감포골프장공동대책위원회는 마을별로 2명씩 공동대표를 선출하고 우수기 수방대책과 피해보상 대책 등 당면한 지역현안에 대해 공동대응키로 결의했다.

주민들은 "해안에 인접한 야산을 중장비로 마구 파헤쳐 우수기 토사유출로 인한 어장황폐화는 물론 농약사용에 따른 생태계파괴와 환경오염, 지하수 고갈이 우려된다"며 "우수기 폭우가 쏟아질 경우 순식간에 황금어장을 덮쳐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나정1리 이장 박승락씨는 "10년전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했지만 그동안 어장환경이 크게 바뀌었으므로 재평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북관광개발공사가 민자유치로 건설 중인 구미개발의 제이스 감포골프장은 2006년 준공 목표로 현재 공정 30%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시공업체측은 "주민 요구를 최대한 수렴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며 "저수지를 막아 토사가 유출되지 않도록 수방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영덕군 강구면 삼사리 삼사해상공원 바로 앞에 건설 중인 오션뷰골프장 토사가 바다로 유출되면서 인근 횟집들의 수족관 고기가 폐사하는 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삼사리에서 영업 중인 2개 횟집은 12일 "상가 앞 바닷물을 끌어올린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수족관 고기 100여 마리가 죽었다"면서 "이는 골프장에서 내려온 토사가 원인"이라며 보상을 요구했다.

피해 업소들은 또 종전에도 이같은 일이 수차례 있었다며, 확실한 대책을 세운 뒤 공사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골프장측은 "시공 과정에서 다소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하고 업소의 피해를 조사해 모두 보상해 줄 방침이라고 했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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