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찍 판세 갈린 지역 후보들 '지갑' 닫아

지역구에 따라 후보들의 돈 씀씀이도 천차만별이다.

지역구가 넓거나 후보간 경쟁이 치열한 선거구는 선거비 지출이 1억원대를 훨씬 넘었다.

그러나 일찌감치 초반 판세가 갈린 지역 후보들은 아예 지갑을 닫아 버렸다.

"이 판에 돈을 써본들 남 좋은 일만 시킨다"는 것이다.

대구 서구에 출마한 모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중인 지난 3일부터 지출을 완전 끊다시피 해 버렸다.

예전 같으면 있는 돈 없는 돈 끌어모아 물량을 쏟아 부어도 아쉬울 시기지만 이번 선거는 사정이 다르다.

오는 손님에게 접대할 다과비조차 끊어 버렸다.

지금까지 선거비로 쓴 돈도 법정 비용의 12.0%(2천235만여원)에 불과하다.

한 관계자는 "돈을 이용한 세과시의 상징이던 정당.합동연설회가 폐지되는 등 선거비 지출이 봉쇄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달서을에 출마한 한나라당 이해봉(李海鳳) 후보는 주말인 지난 10일과 11일 선거비 지출이 없었다.

주말 유세가 막판 판세를 결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잖은 돈이 들 것으로 예상되나 정반대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대구.경북 전 지역 몰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굳이 돈 쓸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 이유다.

지금까지 쓴 선거비도 13일 현재 법정비용(1억5천700만원)의 32.9%(5천168만여원) 정도.

'지역구도 타파'를 외치며 수성갑에 출마한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후보는 유세차나 선거운동원을 쓰지 않는다.

연극배우 출신인 부인 김금지(金錦枝)씨와 아들.딸과 함께 도보 유세를 하고 있다.

조 후보가 상가나 주택가를 돌아다니며 직접 명함을 건네는 것이 고작이다.

지금까지 쓴 선거비용도 법정비용의 9.1%인 1천581만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선거구가 넓디넓은 영양.영덕.울진.봉화는 후보 대부분이 선거비로 1억원 이상을 썼다.

한나라당 김광원(金光元) 후보는 1억2천232만원, 열린우리당 박영무(朴榮茂) 후보는 1억3천297만원, 무소속 김중권(金重權) 후보는 1억4천38만원이 들었다고 신고했다.

나머지 민주당 조영환(趙榮煥), 자민련 김원욱(金源昱) 후보는 선거비 지출 내역을 선관위에 보고하지 않았다.

격전지로 꼽히는 대구 동갑 주성영(朱盛英.한나라당), 이강철(李康哲.열린우리당) 후보도 법정비용의 절반 이상을 썼다.

주 후보는 법정비용(1억5천100만원)의 54.6%(8천239만원)를, 이 후보는 53.9%(8천140만원)를 지출, 대구지역 출마자 가운데 현재까지 선거비용을 가장 많이 사용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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