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탄핵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놓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한치의 양보도 없는 기세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19일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이 탄핵문제를 정치적으로 풀자며 제의한 대표회담에 대해 재차 거부의사를 밝혔다.
박 대표의 대표회담 거부의 논리는 분명하다. 탄핵의 정당성에 대한 판단문제는 헌법재판소에 넘어가 있는 만큼 헌재의 판결을 기다려야 하며 사법부가 하는 일에 대해 입법부가 정치적 타결을 언급하는 것은 삼권분립 원칙의 위반이라는 것이다.
박 대표는 1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같은 점을 분명히했다. 박 대표는 "정 의장이 조건없이 만나자는 것은 탄핵얘기를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정 의장이 헌재의 결정을 수용할 의사가 있는지 없는지를 먼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그러면서 "(대표 회담에서)탄핵문제를 일절 얘기를 안한다고 해야 한다"며 대표회담이 이뤄지려면 의제에서 탄핵문제를 제외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 대표가 탄핵의 정치적 해결제의에 대해 이처럼 단호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이유는 17대 총선결과가 탄핵에 대한 민의의 심판이라는 열린우리당의 논리에 말려들 경우 향후 정국운영에서 기선을 빼앗기면서 큰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즉 열린우리당의 조건없는 대화 제의를 받아들였다가 회담 석상에서 탄핵철회 문제가 불거졌을 경우 이를 받아들이지도, 거부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탄핵철회의 정치적 해결을 논의에 올릴 결우 헌재의 판결을 조용히 기다리자는 지금까지의 주장을 접게 되고 이는 탄핵문제에서 사실상의 백기항복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탄핵철회의 정치적 해결을 거부할 경우 회담이 성과없이 끝나게 될 것이 뻔하고 이는 열린우리당에게 '대화와 상생의 정치를 거부한다'는 또다른 공격의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박 대표는 "열린우리당이 총선에서 과반의석 획득으로 대통령이 사실상 정치적 재신임을 받았다고 하지만 야3당의 정당득표율이 열린우리당보다 높고 네티즌의 70%도 헌재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이번 총선결과는 탄핵에 대한 심판이라는 열린우리당의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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