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전문가들은 어릴 때의 환경교육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청소년기 환경교육은 자연스런 '습관'으로 이어지지만, 성인이 되어서는 의식적으로 해야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즐거운 환경교육은 어떤 것일까? 교실 환경교육에 싫증을 느꼈다면 다양한 환경단체.기관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대구 보건환경연구원 '환경과학교실'
"데시벨(㏈)은 소음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라고 했죠? 모두 큰 소리를 내서 소음계의 눈금을 올려볼까요". "와~~~~악".
16일 대구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있은 '환경과학교실'에서는 아이들의 환호성이 연달아 터졌다.
이날 수업에 참가한 70명의 지봉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은 선생님의 설명과 시범에 호기심 어린 눈망울을 떼지못했다.
야외 탁자에 차려진 진동계, 소음계, 일산화탄소 측정기 앞에서 아이들은 이론으로만 접했던 지진, 소음, 대기오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체험을 해 보느라 시간가는 줄을 모르는 표정이다.
더러는 '대기가 뭐예요?' '조류독감도 황사처럼 바람을 타고 퍼지나요?' 등의 나름대로 학구적(?)인 질문도 있고, '이 기계는 얼마예요?' '우리나라에서 만들었어요?'처럼 엉뚱한 질문을 하기도 한다.
"교실 교육만으로는 환경을 배우고 이해하는데 부족함이 있어요. 환경은 체험 속에서만 그 소중함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구 보건환경연구원 최혁 생활환경과장은 이처럼 자라나는 어린 세대들에게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워 야외수업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 개원 이후 처음으로 '환경과학교실'을 운영하게 됐다고 밝혔다.
수업 내용은 대기 보전과 소음.진동 등 생활환경 보전이 주 대상. 측정기계와 차량을 견학하는데 1시간 가량 걸린다.
오는 연말까지 각 초.중학교의 신청을 받아 1회당 약 40명 규모로 진행할 계획이다.
환경과학교실은 되도록이면 아이들의 눈 높이에 맞춰 진행된다.
지식을 전달하려다 호기심마저 잃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측은 아이들을 위해 삽화를 곁들인 '맑고 깨끗한 공기 우리가 지켜요'라는 작은 책자까지 발간했다.
"60㏈은 예민한 사람만 느낄 수 있는 진동이죠? 그럼 탁자를 두드려서 아주 큰 소리를 내 볼까요?" "여러분, 100분의 1을 가리키는 퍼센트(%) 알죠? ┸은 퍼센트 단위 보다 1만분의 1 정도로 작답니다". "진동계는 진동에너지를 전기 신호로 바꿔 진동의 크기를 숫자로 나타내는 거예요".
설명을 하던 보건환경연구원 박종숙 연구사는 학생들이 서로 경쟁하듯 큰 소리를 내는 모습이 아이답게 보인다며 웃음 지었다.
4학년 주현(10.여)이는 "화면으로 공부하는 것보다 기계를 만져보니까 더 실감난다"고 했고, 교사 전정숙씨도 "아이들이 어려운 용어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보건환경연구원의 한 대뿐인 대기측정차량도 아이들의 좋은 견학터가 됐다.
아황산가스, 오존, 이산화질소 등 대기중에 포함된 오염물질을 측정하는 대기전산망을 신기한 듯 둘러보며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최혁 생활환경과장은 "어릴 때 환경교육을 받아야 환경의 소중함을 자연스레 간직할 수 있다"며 "앞으로 수업 자료 등을 보완해 학교 방문교육을 펼치거나 연구원내에 '상설 환경전시장'을 개설하는 등의 계획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환경과학교실 문의 053)760-1321.
▨시민단체와 함께하는 생태.환경 프로그램
지역 시민단체별로 청소년들이 참가할 수 있는 생태.환경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
△대구 환경운동연합(053-753-3354)
'꾸러기 환경탐사대' '꾸러기 녹색소비대'를 운영하고 있다.
5월에는 대구 안심습지에서 습지의 기능과 습지 주변 생태계를 알아보는 '쓰레기 청소부 안심습지' 탐사를 갖고, 6월에는 동화천에서 하천 주변의 식물 관찰, 왕 버들잎 탁본 뜨기, 수경으로 물고기 관찰하기 등을 한다.
8월에는 갯벌 생물 탐방, 9월에는 물고기들의 보금자리인 영천 하거천에서 물고기 채집.관찰하기, 어탁 뜨기를 한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053-767-2030)
5월 창녕 우포늪을 찾아 늪 주변의 생태계를 탐사하고, 6월에는 충북 영동 물한계곡을 찾아 곤충의 세계를 탐사한다.
7월에는 금호강 상류에서 어류의 채집, 종류, 형태, 습성과 하천 상류.중류의 특징을 비교해 보고, 8월에는 동해 영덕해안에서 각종 해양생물을 채집.관찰할 계획이다.
△대구녹색소비자연대(053-428-9798)
자녀와 부모가 함께 하는 들꽃기행 등 가족생태캠프를 매월 갖고 있다.
오는 24일에는 대구 수목원에서 들꽃이름 알기, 들꽃을 이용한 놀이등의 행사를 갖는다.
8월에는 제주도에서 유기농 감귤농장, 하루방 만들기, 천연염색 등 제주생태캠프도 연다.
7~10월에는 '자동차 없는 동성로 만들기'를 주제로 동성로에 진입한 차량들의 공회전 비율을 알아보고 시민들과 상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차량통행에 대한 의견을 조사하는 '청소년 교통학교'도 연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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