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도 행복한 가정을 꾸릴 권리가 있습니다".
22일 대구시장애인재활협회가 주최한 '장애인 맞선대회'가 열린 중구 남산4동 한 식당에는 남성 30명과 여성 27명의 지체 및 청각.언어 장애인들이 긴장과 설렘 속에 자신의 반쪽 찾기에 나섰다.
오전 11시 개회식과 함께 시작된 행사에는 총 8개의 테이블에 7, 8명의 남.여가 모여앉아 숨 가쁜 탐색(?)이 진행됐고 진지한 대화가 이어지고 간간이 웃음보가 터지기도 했다.
자기소개와 대화의 시간 및 각종 게임, 장기자랑 등이 계속되면서 긴장됐던 분위기는 점차 화기애애해 졌고 여성 참가자에게 춤과 노래로 애정을 표현하는 게임시간에는 열기가 더욱 고조됐다.
스물 두 살 때 공장에서 손을 다쳤다는 이향배(39)씨는 "장애보다 평생 혼자 살아야 된다는 걱정이 더 힘들었다"며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모임이 마련돼 기쁘다"고 말했다.
협회측도 신청자들의 나이와 직업, 장애정도를 고려해 서로의 이상형끼리 같은 테이블에 배치하는 등 배려도 아끼지 않았다.
이날 치열한 탐색전 끝에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참가자는 총 여덟 쌍.
2년전 '맞선행사' 때에도 참여했으나 짝을 못 찾아 다시 도전, 권정희(28.여)씨와 커플이 되는데 성공한 박태준(35)씨는 "재도전한 보람이 있다"며 기뻐했다.
권씨도 "처음부터 마음이 끌렸는데 커플이 돼 기쁘다.
앞으로 좋은 사이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커플이 된 참가자들은 5만원의 데이트 자금과 꽃다발을 받고 달성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재활협회 김정아 사회복지사는 "장애인 본인은 물론 가족조차 결혼에 적극 나서지 못해 적령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장애인들도 가정을 꾸려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결혼만이 목적이 아니라 편안한 마음으로 이성친구를 만날 수 있는 만남의 장이 됐으면 한다"며 "장애가 조금이라도 덜한 쪽에서 상대방을 이해해 줘야 단란한 가정을 이룰 수 있다"고 서로의 이해와 인내심을 강조했다.
한편 매년 봄 '맞선대회'를 통해 만남을 주선하는 장애인재활협회는 가을에는 '장애인 합동결혼식'도 가질 예정이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