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화클릭-중국국제화랑박람회

한국 일본 중국 등 동북아시아 미술시장의 저변확대를 위한 '중국국제화랑박람회'가 중국 베이징에서 지난 22일 첫발을 내디뎠다.

베이징올림픽(2008년)을 4년 앞두고 개최지에서 열린 이번 첫 미술품견본시장은 각 나라가 동양 최대규모인 중국 미술시장의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9개국 79개 화랑이 참여한 이번 박람회에서 한국은 21개 화랑이 300여 점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한국 현대미술 특별전'과 '한.중 문화교류의 밤' 등 이벤트를 통해 한국 작가와 미술시장을 알리는데 일정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김태수 한국화랑협회장은 "동양미술의 위상을 높이고, 한국의 중국 미술시장 진출에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박람회 주최측은 "상하이국제아트페어에 이어 동양미술의 세계화를 겨냥해 초석을 다지는 자리"라고 평가했다.

▧박람회 개요

'제1회 중국국제화랑박람회'는 중국음반영상출판사, 베이징아트엑스포&미디어유한공사 공동 주최로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중국 국제과학기술전시장(1,2층)에서 열렸다.

이번 박람회에는 중국을 비롯해 한국 일본 대만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미국 러시아 등 9개국 79개 화랑이 참여, 1만여 점의 미술작품을 내놓았다.

미술품의 총 가격은 약 10억위안(한화 1천500억원)에 달했다.

개막식에는 중국 문화부 주석, 중국미술학원 부원장을 비롯해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각 국 문화단체, 화랑주, 작가 등 1천5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45층 쌍둥이 빌딩의 1, 2층에 마련한 각 부스에는 개막 첫날부터 관람객들이 몰려들어 한국 일본 등 현대미술의 경향을 살피는데 높은 관심을 쏟았다.

부대행사로는 박람회 주최측이 마련한 '국제문화교류행사'와 한국화랑협회가 준비한 '한.중 문화교류의 밤' 등이 개막전날과 당일 각각 열려 세계 미술인들의 친목을 꾀하는 장이 됐다.

▧부스 현황

서울 동산방화랑 부스에서는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중국작가 지아요푸의 작품과 영남대 김호득 교수의 '마음결' 연작시리즈가 선보여 눈길을 모았다.

젯소 재료를 철 붓으로 긁어낸 기법을 적용, 전통 동양화의 변모를 시도한 권정찬의 작품(갤러리 미즈)은 북경일보 등 중국언론의 높은 관심을 끌기도 했다.

세계적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작품 '아기부처' '꽃아이' 등과 박대성 이정 이동화의 작품이 맥향화랑에서 관객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지역작가인 김진혁 김승완 강혜자 이혜경 배경주 빈형경 등이 참여한 우봉미술전시관 부스도 관심을 모았다.

한국작가로 중국 미술시장에 진출한 김남용의 작품이 하이상산 아트센터에서,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중인 세계적 수준의 대만작가 자오우키의 작품이 린&경화랑에서 각각 선보였다.

또 중국 상하트화랑은 상하이에서 활동중인 작가 젱판지의 비구상 작품을, 일본 베이스화랑은 영국의 대표적 현대작가인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을 내놓았다.

이밖에 장 뷔페, 앙리 마티스, 파블로 피카소, 마르크 샤갈, 크리스토 등 유럽을 풍미했던 세계적 작가들의 작품들도 눈길을 끌었다.

▧작품 경향

이번 박람회는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 동북아권 미술 작품들이 주로 선보여 동양미술의 현주소와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자리였다.

중국은 인체 위주의 인간중심주의 사회상과 현실풍자를 표현한 작품이 주를 이뤘고, 일본은 디자인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을 접목한 새로운 작품경향을 드러냈다.

한국 작품은 대체로 동양적 정서를 담은 자연풍경과 서구 현대미술의 특성을 복합적으로 선보였으며, 대만 작품은 사실적, 장식적 면모를 보였다.

동양화가 김진혁은 "4개국의 작품에서는 각 국 미술양식의 특성을 반영하면서도 전반적으로 '입체적이고, 동적'인 현대미술의 경향을 두드러지게 나타냈다"고 말했다.

#한국 미술계의 관심

대구 맥향화랑과 우봉미술전시관을 비롯해 서울 현대화랑 동산방화랑 박영덕화랑 갤러리 미즈 금산갤러리, 부산 공간화랑, 창원 송하화랑, 대전 오원화랑 등 21개 화랑이 참여했다.

국내 현대미술의 거장인 백남준, 박서보를 비롯해 이정 박대성 김호득 권정찬 이동화 김진혁 권정호 한젬마 등 국내작가 92명(대구 25명)이 3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한국화랑협회 김태수 회장을 비롯해 한국평론가협회 윤진섭 회장, 원로 평론가 이구열, 한국전업미술가협회 김춘옥 이사장, 평론가 최병식 등 국내 미술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중국의 현대미술과 시장의 가능성을 타진했다.

또 '한국 현대미술 특별전'에서는 박서보 김창열 윤형근 하종현 서세옥 정창섭 등 한국 미술작품의 흐름을 각 국에 소개해 관객들의 발길을 모았다.

이정 전 영남대 교수는 "베이징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미술품견본시장이란 점에서 작품성에는 일정한 한계를 갖지만, 한국으로서는 중국 미술시장의 진출을 꾀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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