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읍 남석리 곰이식당. 이 식당은 영덕 창포 앞바다에서 잡힌 물가자미만 횟감으로 상에 올린다.
혹 날씨가 궂어 창포물가자미가 나오지 않으면 다른 지역에서 잡힌 것을 대신 사용할 법도 하지만 개업이래 아직까지 그런 일은 없다.
주인이 그만큼 창포 물가자미 마니아기 때문이다.
'미주구리'로 더 알려진 창포 물가자미는 그동안 한번씩 먹어 본 사람들이 그 맛에 매료돼 알음알음 찾으면서 수요가 폭발, 없어서 못팔 정도다.
100% 자연산이라는 점도 인기 비결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물가자미는 선어회 및 막회용으로 가장 많이 선호되나 영덕지역의 결혼식장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다.
혼주측이 마련한 식당 밑반찬으로 나오는 것. 반쯤 건조시켜 양념한 맛이 일품이다.
완전 건조한 물가자미는 조림용으로도 인기다.
선어부터 마른 것까지 다양하다보니 수요층이 늘 수밖에 없다.
물가자미는 동해 전체에 걸쳐 잡힌다.
그 중 창포산이 유독 인기다.
여기에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우선 서식하는 수심 70~100m의 물이 어느 곳보다 깨끗하다.
잡는 방법도 차이가 난다.
다른 지역은 바다 밑을 뒤집는 기선저인망식이 대부분이지만 창포산은 그물발이(자망)다.
그물발이는 비교적 상처없이 고기를 잡는 방법 중 하나. 신선도면에서 기선저인망으로 잡은 고기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특히 냉동 저장 가능한 막회는 창포산이라야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때문에 서울과 경주 등지 식당은 앞다퉈 창포지역 어민들과 직거래를 하고 있다.
최근 들어 서울 등 대도시에서 창포미주구리라는 간판을 달고 영업에 나서는 경우도 적잖다.
구입할 사람이 줄을 서다보니 현지 판매가도 치솟고 있다.
지난해 15kg 상자당 가격이 2만5천원선이었으나 올해는 4월 현재 8만5천여원으로 3배 이상 뛴 것.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최준봉(50) 창포자망협회장은 "창포에는 5t급 15척이 물가자미 어획에 나선다"면서 "어민소득 창출에 톡톡히 한 몫 하고 있다"고 했다.
물가자미의 학명은 기름가자미. 실제로 남해안에서는 지금도 기름가자미로 부르고 있다.
학명상으로 보면 물가자미는 따로 있다.
따라서 지역간 혼돈이 있을 수밖에 없다.
영덕군 안일환 해양관리당당은 "고기 이름이 언제부터 바뀌었는지 알 수 없다"면서 "영덕 연안에서 잡히는 물가자미를 '영덕가자미'로 명명키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했다.
군은 올 예산으로 3천만원을 확보해 영덕가자미를 다양한 상품으로 개발하는 등 지역특산화 작업에 착수했다.
고기 취급도 못받던 예전과 비교해 너무나 대비되는 물가자미 모습이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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