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속보>보문 물고기 떼죽음 '갖가지 의혹'

경주 보문단지내 보문호의 물고기 집단폐사의 원인을 둘러싸고 갖가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선 호수 인근 양축농가에서 발생한 축산 오폐수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엑스포 조성 당시 지반 성토용 폐슬러그에 의한 오염설, 쓰레기매립장 침출수 유입설도 등장했다.

보문호의 물고기 집단폐사는 4~5년 전부터 발생했고, 올해는 지난 주 기온이 30℃를 육박하면서 수온이 갑자기 상승하자 매일 수십마리의 붕어가 폐사해 물위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보문호 물고기 폐사의 원인은 호수를 중심으로 산재한 각종 오염물질이 호수로 유입되면서 용존산소의 부족으로 일어난 현상"이라며 "오염물질을 우선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축산분뇨 오폐수로 인한 오염은 이 일대에 대규모 축산 양계농이 있어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보문호와 인접한 천군동에는 100여군데의 소 사육농장과 5만여마리의 닭사육 농가가 있어 이들 농장에서 발생하는 오폐수 가운데 일부가 정화되지 않고 보문호로 유입된다는 것이다. 또 인근의 광역쓰레기 매립장 침출수가 천군천으로 유입되고 이 물은 곧바로 보문호로 흘러들어 오염을 부추기고 있다.

여기다 지난 98년 조성된 경주세계문화엑스포광장의 기반조성을 위해 성토한 폐슬러그와 신평천 인근에 야적됐던 정수장 폐슬러지도 오염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엑스포 철강슬러그에 의한 오염설은 성토 일년 후인 지난 1999년쯤부터 물고기가 본격적으로 폐사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엑스포 한 관계자는 "철강슬러그의 경우 충분한 여과장치를 거치면 나무를 심어도 죽지않을 만큼 오염도가 낮고 유해 화학성분이 없다"며 "성토용으로도 허용될 만큼 오염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경주 서라벌대 환경과 최석규 교수는 "물고기 떼죽음의 호수주변의 산재한 각종시설에서 발생하는 오폐수가 호수로 유입된 탓"이라며 "이같은 문제는 관련기관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경북관광개발공사와 농업기반공사 경주지사, 경주시 등은 수년째 집단폐사가 되풀이되고 있지만 아무런 대책없이 폐사한 물고기가 수거하는데 급급해 수질오염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보문호의 수질개선 작업에 대해서도 물관리를 맡은 농업기반공사는 현재 보문호의 수질은 3급수로서 농업용수인 4급수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입장이고, 수면을 사용하고 있는 경북관광개발공사는 연간 사용료를 꼬박꼬박 내고 있다고 버티고 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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