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의 전도사로 불리는 천정배(千正培.52) 의원이 집권여당 2기의 새대표로 선출되면서 열린우리당에 개혁 바람이 불 전망이다. 민주당 시절 정풍운동을 주도했고 신당 창당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한 그는 이번 경선 기간 중에도 선명한 개혁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군사독재 정권의 임명장을 받을 수 없다며 변호사의 길을 선택한 그의 성품에서도 향후 그가 이끌 우리당이 선명 정당을 추구할 것으로 짐작케 한다.
우리당의 정치활동은 당분간 이념적 선명성을 찾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도 개혁, 둘째도 개혁, 셋째도 개혁'이라고 주장한 천 대표 체제가 개혁 드라이브를 강력히 걸기 위해서는 우선 당의 좌표를 바로 잡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천 의원은 "지지자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는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개혁을 쉼없이 계속해야 한다"며 우리당의 정체성을 '개혁적 국민정당'이라고 규정, 중도적 입장의 당내 인사들을 설득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원내 활동에 있어서도 보수적인 한나라당과 분명한 대립각을 형성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악법은 아직 많다", "국회 과반수의 힘을 얻어 이제 개혁하는데 힘을 얻게 됐다"고 공언할 정도로 그의 개혁 강공 드라이버는 거침없이 전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청와대와도 비판적 긴장 관계로 나갈 가능성이 없지 않다. 탄핵정국 이후라 청와대가 개혁의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천 의원은 "어려운 개혁일수록 정권이 힘있을 때 해야 한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 초기 언급을 상기시키면서 청와대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당이 주도해 나가야 한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그는 "당이 정부와 대등한 관계 이상으로 가야 한다"며 "당이 민의를 수렴하고 정책 역량을 발휘해 정부를 비판하고, 견인해 갈 수 있는 상황을 가져가야 한다"고 당정관계 재정립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개혁 강공 드라이브에 대한 당 안팎의 견제심리도 적지 않아 임기 중 그의 행로가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우선 당내 온건파들은 "야성을 강조하고 있는 한나라당과의 사사건건 충돌이 불가피하고 선명성을 강조할 경우 민주노동당과 차별화도 어렵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경선과정에서 이해찬(李海瓚) 의원은 "당을 이념적으로 보는 견해는 구식"이라며 "보수와 진보의 타협 가능성을 시작부터 닫아 둔다면 양쪽 다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천 대표식 개혁관을 비판했다.
또 일방적 개혁활동을 계속할 경우 한나라당이 '거대 여당의 횡포'라며 강력히 반발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야권의 반발을 어떻게 무마해 개혁이란 소기의 목표를 달성해 나갈 수 있을지가 그의 숙제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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