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엄마는 훈장님-成語 바르게 쓰자!

사람들은 흔히 자신의 의사를 좀 더 자연스럽고 확실하게 전달하기 위해 한자 성어나 고사성어를 섞어가며 대화를 나눈다.

그러나 제대로 알지 못하고 쓰는 탓에 한글로 잘못 적거나 발음상 오류에 빠지는 일도 많다.

TV 프로그램 진행자나 연예인들이 잘못 사용한 한자 성어를 학생들이 옳은 줄 착각해 같은 오류를 범하는 사례도 잦다.

가정에서는 부모들이 이 같은 표현에 유의하면서 자녀들의 잘못된 부분을 일찍부터 바로잡아주는 게 좋다.

잘못 사용되는 성어들을 몇 가지만 살펴보자.

△風飛雹散(風:바람 풍, 飛:날 비, 雹:우박 박, 散:흩을 산)

한자대로 풀이하면 '바람이 날리고 우박이 흩어진다'는 뜻이다.

일반적인 의미로는 '일이나 사물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흩어지고 망가지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풍지박산'이나 '풍지박살'이라고도 하는데 잘못 사용한 것이다.

△孑孑單身(孑:외로울 혈, 單:홑 단, 身:몸 신)

'외롭고 외로운 몸', 즉 '의지할 곳 없는 외로운 홀몸'이라는 뜻으로 고아(孤兒)의 의미로도 쓰인다.

흔히 '홀홀단신'으로 잘못 사용되는데 이는 물건이 날리는 모양을 의미하는 '홀홀'을 '가볍고 혼자'라는 의미로 잘못 활용한 것이다.

△夜半逃走(夜:밤 야, 半:반 반, 逃:달아날 도, 走:달릴 주)

우리나라 사람들의 그릇된 언어 습관 가운데 똑같은 뜻의 한자말과 우리말을 겹쳐서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역전앞(역앞, 역전), 처갓집(처가), 약숫물(약수) 등이 모두 그러하다.

'한밤중(깊은 밤중)'이라는 뜻으로 '야밤'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밤' 또는 '한밤'으로 고쳐 써야 올바른 표현이다.

'夜半(야반)'의 의미는 '밤의 반'이라는 한밤중을 의미하고, '逃走(도주)'는 도망의 뜻으로 '한밤중에 도망을 한다'는 의미이다.

△三水甲山(三:석 삼, 水:물 수, 甲:첫째 갑, 山:뫼 산)

'三水甲山'은 우리나라 산간벽지의 대명사 격인 함경남도 삼수郡과 갑산郡을 일컫는 말로, '몹시 어려운 지경', 즉 '무릅쓰거나 각오해야 할 최악의 상황'을 강조하여 이르는 말이다.

흔히 쓰는 '산수갑산'은 잘못된 것이다.

△絶體絶命(絶:끊을 절, 體:몸 체, 絶:끊을 절, 命:목숨 명)

'궁지에 몰려 살아날 길이 없게 된 막다른 처지'를 말할 때 '절대절명'이란 말을 흔히 사용하는데 '절체절명'이 바른 표현이다.

'몸이 잘리고(絶體) 목숨이 끊어질(絶命) 정도'라는 뜻이다.

△聲帶模寫(聲:소리 성, 帶:띠 대, 模:본뜰 모, 寫:베낄 사)

다른 사람의 목소리나 짐승 소리, 사물의 소리 등을 흉내내는 일을 흔히 '성대묘사'로 쓰는 경우가 많다.

이는 모사(模寫)와 묘사(描寫)의 차이를 잘못 간과한 것이다.

모사(模寫)는 '무엇을 흉내내어 그대로 나타내는 것'이고, 묘사(描寫)는 '그림을 그리듯이 객관적으로 그리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 외에도 한자어를 잘못 쓰는 경우는 부지기수다.

'누구를 비방하거나 깎아내림'을 뜻할 때 쓰는 '폄하(貶下)하다'도 좋은 예이다.

'폄하'(貶:떨어뜨릴 폄)는 '벼슬을 낮추는 일'이다.

따라서 '폄훼'(貶:떨어뜨릴 폄, 毁:헐 훼)하다가 올바른 표현인 것이다.

"양쪽에서 동시에 한쪽을 노린다"는 뜻의 '양수겸장'(兩手兼將=兩:두 량, 手:손 수, 兼:겸할 겸, 將:장수 장)이란 말이 있다.

장기에서 두 개의 말이 동시에 장을 부르는 데서 유래된 것이다.

흔히 '양수겹장'이라고 쓰는데, 우리말의 '겹치다'에서 파생된 잘못이다.

몇 가지 예를 살펴봤지만 전래되고 있는 한자 성어는 우리의 언어생활에서 필요불가결하게 사용되는 소중한 자산이다.

그러나 이처럼 잘못 전해지고 사용되면서 본연의 의미와 가치를 잃고 있다.

잘못 알고 잘못 사용하는 성어들을 바로잡는 것은 정확한 언어생활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자료제공:장원교육 한자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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