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자전거처럼 밋밋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막상 타보니 구름다리를 건너는 것처럼 스릴 만점이네".
자전거에 오르는 순간 속살까지 보이는 푸른 강이 아래로 굽어 보이고 옆으로는 노송 가득한 강변 절벽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위로는 산 정상에 우뚝선 산성을 올려다 보며 철로 위를 내달리는 자전거에 몸을 실으면 상쾌함에 스트레스마저 싹 사라졌다.
올해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문경의 '철로자전거(레일바이크)'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승용차로 문경시에서 서북쪽으로 10여분을 가면 경북 8경중 제1경으로 이름난 진남교반이 나온다.
철로자전거 출발역인 진남역. 푸른 강줄기와 절벽, 고모산성과 영남대로가 절경을 이루는 진남교반을 끼고 선로는 이어졌다.
주변 경치에 감탄하면서 다소 흥분된 기분으로 철로자전거에 올랐다.
탈선위험이 없는 자전거이지만 강 위를 통과하는 철교를 지나면서 강한 바람을 맞는 순간 긴장감에 몸이 움츠러들고 약간은 아찔한 느낌마저 들기도 했다.
철교를 절반쯤 지나자 두려움은 이내 즐거운 짜릿함으로 바뀌었다.
철교 다음은 터널. 길이 500m가 넘는 터널에 들어서자 한줄기 불빛이라곤 찾을 수 없는 암흑천지였다.
철커덩거리는 바퀴소리가 휑하니 가슴을 파고 들었다.
바람마저 없어 분위기마저 으스스했다.
터널을 통과한 뒤 자전거 방향을 틀어 온 길을 되돌아 왔다.
돌아오는 길은 내리막길이어서 한층 신이 났다.
3단 기어를 넣고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어느듯 시속 30km. 시원한 강바람이 얼굴을 때리고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속도감에 취해 절로 탄성을 내질렀다.
좌석에 붙은 제동기를 눌렀더니 좌우 바퀴에 달린 브레이크가 부드럽게 속도를 줄이면서 충격없이 멈춰 섰다.
문경 철로자전거는 미국과 유럽의 레일바이크를 본 한 시민이 지난해 사업제안을 해 문경시가 관광상품으로 좋을 것 같아 수용하면서 성사됐다.
문경시청은 창업지원과 이용수.김석진.이행희.강문석씨 등 직원들로 팀을 구성, 본격 준비에 들어갔다.
문제는 자전거 제작. 국내 자전거 제작사와 협의해 유럽이나 미국과는 다른 철로용 특수자전거를 만들었다.
한국 철로 특성에 맞게 이탈방지용 보조바퀴와 3단 기어, 제동기를 고안했다.
자전거 운행구간은 진남역과 가은역 사이 9.6km 폐선구간. 토.일요일, 공휴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로 탈 수 있다.
전 구간을 타려면 오가는데 2시간여가 소요된다.
좌우 양쪽 의자에 2명, 중간에 2명이 탈 수 있는 4인승 규모다.
반대방향으로 주행하고 싶으면 자전거를 들어 방향만 옮겨 놓으면 된다.
직접 철로자건거를 타 본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주말, 휴일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
문경시청 창업지원과 이용수 계장은 "관광객 쉼터와 역사를 새로 만들고 철로 위에 꽃터널과 각종 이벤트 장치를 마련해 문경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의 054)550-6375.
사진 : 국내에 첫선을보인 문경 철로자전거는 주변의 멋진 풍광을 만끽하면서 철로 위를 나는 듯이 타는 색다른 체험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박노익기자 noi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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