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업 하기 힘든 대구, 여전해요"

임대 만료 현대차 출고센터 "나가라"

"경북 칠곡군에서는 오라는데 대구에서는 나가라니…". 대구 달성군의 구지공단에 입주해 있는 현대자동차 대구달성출고센터가 부지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현대차는 출고센터 부지의 임대 기간이 끝남에 따라 현재 사용 중인 부지 7만4천여평 중 5만여평을 매입해 출고센터를 계속 운영하겠다며 도시개발공사와 협의했는데 공단 조성을 이유로 이전을 요구하기 때문.

현대차 관계자는 "도개공측이 임대 계약 때는 향후 매입도 가능한 것처럼 말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시설투자를 했는데 이제는 비워달라니 대책이 막막하다"며 "신차 출고 및 고객들의 주문에 따라 도장, 오디오 등 간단한 부품의 설치 등이 가능한 '모터 풀'을 조성할 계획이지만 이제는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구는 있겠다는 기업조차 가도록 만드는데 인근의 칠곡군에서는 군수가 팀장이 돼 좋은 조건을 내세우며 유치에 열을 올린다"면서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든다면서 이럴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달성군도 현대차의 칠곡 이전 검토에 발끈하고 있다. 연간 5억원의 세수가 기대되고, 주민들의 고용효과도 있는 현대차 출고장을 다른 지역에 뺏길 수 없다는 것.

이에 따라 달성군은 25일 현대차 관계자와 만나 "현대차 출고장이 구지공단에서 이전이 불가피할 경우 인근의 위천공단 등에 대체부지를 제공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와 도개공은 "현재 관련법상 산업용지를 출고장으로 분양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아 현대차의 임대 계약 연장이나 부지 매입 요청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하지만 향후에 산업용지의 분양이 여의치 않을 경우 종합적으로 판단해 물류단지로의 분양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문제는 6월에 계획된 구지공단의 분양이 제대로 안돼 부지가 많이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대구시가 최근 대구 및 경남.북의 4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분양 의견을 조사한 결과, 분양을 희망하는 땅은 전체 부지 69만여평 중 10만평에도 못미쳤다.

한 관계자는 "분양 안되는 부지가 적지 않을 것이 분명한데도, 있는 업체마저 내보내려는 대구시의 처사는 납득하기가 힘들다"면서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는 대구시의 주장은 '공무원들만의 구호'일 뿐"이라고 했다.

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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