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詩와 함께 하는 오후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너에 대한 생각은

가냘픈 들국화 같고

가느다란 들길 같고

이 마음속에 뒹구는

너에 대한 생각은

하아얀 눈발 같고

어디론가 떠나는 배 같고

자꾸만 어디로 가서

살고 싶은

이 마음속에 뒹구는

너에 대한 생각은

활활 타오르는 불길 같고

지상에 남은 한 조각

마지막 빵 같고

이승훈 '너에 대한 생각'

너에 대한 그리움은 활활 타오르는 불길을 향해 치솟다가 마지막 빵에 와서 문득 사그라진다.

그리움은 하도 깨끗한 것이어서 불길을 지피는 질료 또한 가냘픈 들국화, 가느다란 들길, 하아얀 눈발, 떠나는 배처럼 가늘고 여리다.

가늘고 여려서 정처 없다.

마음속에서만 뒹굴 뿐 문 밖으로 뛰쳐나오지 못하는 것; 시린 세월은 언제나 길고 불의 시간은 이렇듯 짧다.

마지막 빵의 깊고 서늘한 실루엣이 그대 눈썹까지 닿아있으니!.

강현국(대구교육대 교수)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충북 청주에서 당원 교육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계엄 해제 표결에 대한 책임을 언급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iM금융그룹은 19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강정훈 iM뱅크 부행장을 최고경영자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강정훈 후보는 1969년생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출신 지도자가 훈련용 사격 실탄 2만발을 무단으로 유출한 사실이 밝혀져, 해당 인물은 현재 구속되어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