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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수피살, 정부 뼈 깎는 자성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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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이 지난 6월 3일 김선일씨 피랍여부를 문의한 사실이 있다고 밝힘으로써 외교부가 엄청난 곤경에 빠졌다.

AP의 주장이 사실이고, 문의의 경로가 정확했다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20일 가까운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 애꿎은 생명을 죽음으로 몰아갔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외교부는 이에 대해 누구에게 물어본 것인지를 밝혀줄 것을 요구하고 있고, 청와대는 감사원에 조사를 의뢰하는 상황으로까지 비화됐다.

참살사건의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있는 것이다.

이번 사태를 접한 국민들은 정부의 눈과 귀가 멀었고, 손과 발이 따로 놀며, 근무기강마저 무너져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을 것이다.

AP통신의 주장과 관계없이 그동안의 일 처리 과정만 짚어봐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재외교민 보호의 1차적 책임을 갖는 외교부는 물론이고, 나라 안보의 눈과 귀 노릇을 하는 국정원과 기무사령부, 안보 사령탑인 국가안전보장회의까지 실질적 행동 없이 말만 앞세우고 있었다는 비난을 사기에 충분했다.

정부는 지금 심각한 신뢰 위기를 겪고 있다.

이번 사태를 유야무야 넘기게 되면 민심 이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감사원 조사 결과 잘못이 드러난 참수피살 관련기관 책임자들에 대해서는 엄중한 문책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노한 민심을 달래는 길이다.

일벌백계의 이도(吏道) 확립 없이는 제2, 제3의 불상사가 거듭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

정부는 차제에 국정운영에 대한 인식을 일신시켜주기를 기대하고싶다.

장님에 앉은뱅이나 다름없는 지금과 같은 국정운영은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인사들이 이념성에 치우쳐 정부의 조직력을 훼손하고, 공직자들이 무사안일에 빠지도록 한 점이 없었는지를 되돌아보아야 한다.

국정운영은 공허한 수사나 이념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외교안보는 더더욱 그렇다.

인사 운용에서 '코드'의 폐습을 떨치지 못하는 한 백약이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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