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석-태권도협회장 선임 관행 달라져야

대구시태권도협회가 시끄럽다.

평상시에도 말이 많은 체육 단체라 새삼스러운 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지금의 대구시태권도협회는 방향을 잃고 항해중인 배처럼 위험해 보인다.

대구시태권도협회는 직전 회장이 대한태권도협회장 선거 비리에 연루돼 지난 2월 사임한 후 윤점수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현 집행부의 임기(올 연말)가 6개월 정도 남은 벌써부터 차기 회장선거가 수면하에서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자천타천 회장 후보가 6명이나 되면서 이들의 세 규합으로 협회는 급속도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지역의 일부 태권도인들이 현 집행부 관계자 3명을 피진정인으로 협회의 비리를 고발하는 진정서를 이달 초 검찰에 제출, 협회 분위기가 더욱 어수선한 상태다.

진정인들의 주장에 대해 협회 임원들은 "제도상의 문제점은 있었지만 어떠한 개인 비리도 없었다"며 "600여명의 회원 중 4명이 임원과 감독 자리를 요구하다 불만을 품고 협회의 비리를 제기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협회는 앞서 지난 3월 협회에 비리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 조사를 한 후 공청회를 통해 표출된 문제점을 이사회에 올려 3가지 규정을 제정하는 등 문제점을 보완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협회는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든 아니든 터무니없는 일로 간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협회의 인적 구성과 예산 집행은 관행에 의존, 구태의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들여다보면 무책임하고 비전없다는 비난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보완했다는 제도도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 상황에서 오는 12월의 차기 회장 선거는 협회가 바로설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현 규정에 따라 세 규합에 따른 수 대결로 회장을 뽑을 것이 아니라 후보들이 많은 만큼 새로운 선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대안 중 하나는 다른 가맹단체처럼 돈을 내는 경제인 회장을 추대하는 것이다.

현재 태권도협회는 승단비를 받아 연간 6억원이 넘는 예산을 쓰고 있고 회장 등 임원진은 돈을 내지 않고 있다.

과다한 예산 때문에 협회는 근본적으로 잡음이 날 소지를 안고 있다.

따라서 경제적 책임없이 기득권만 챙기려는 경기인 출신의 회장을 배제하고 돈을 내는 회장을 영입할 필요성이 높은 것이다.

경제인이 협회 예산의 일정 부분을 책임지고 새 집행부를 구성한다면 예산 낭비 등 협회의 비효율적인 요소는 자연스레 정리될 것으로 본다.

또 새 회장은 예산 규모를 대폭 줄여 남는 돈을 적립, 승단비에 의존하지 않고도 협회의 자립 방안을 마련하는 등 태권도 수련생 감소에 따른 불안한 미래에 대비하는 안목을 가져야 할 것이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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