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運)이 있는 경우일까, 아닐까?'
30일 오전 대구지법에서 선거법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덕모(50.영천) 한나라당 의원에 대한 선고공판이 열렸다.
법정에 수의 차림으로 들어선 이 의원은 초조한 심정으로 재판부의 판결을 기다렸다.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이 의원은 선고를 받은 후 웃음을 머금고 방청석의 지인들에게 인사를 하는 여유도 보였다.
무려 50일 동안 독방에 수감돼 있었던 만큼 석방된다는 사실이 무척 즐거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실 이 의원은 당선자 시절인 지난 5월 구속될 때만 해도 자신의 억울함을 강변하곤 했다.
그는 6월초의 첫 공판에서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대부분 부인하면서 의원직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두번째 공판부터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꾸는 등 '마음'을 비운 듯했다.
한 관계자는 "변호사 출신인 이 의원이 선거운동원에게 활동비 등을 지급한 것만으로 감옥살이하는 것이 억울하다고 느끼지만, 실정법에 정면으로 도전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이 의원의 선고 공판에 하루 앞서 박창달(58.대구 동을) 한나라당 의원은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됨에 따라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됐다.
대구.경북 의원들이 뜨거운 동료애를 앞세워 '재수없는 경우' '우리는 가련한 바퀴벌레 신세'라는 자극적인 말을 사용해가며 박 의원을 적극 변호한 덕분이다.
이를 놓고 한 검찰 간부는 "솔직히 박 의원의 혐의는 이덕모 의원보다 더 중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힘있는 사람은 재수 없으면 감옥가고, 힘없는 사람은 재수가 있어도 감옥간다"는 뼈있는 농담까지 했다.
의원들이 검.경의 수사에 억울함을 하소연하는 것에 대해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법 적용에 '재수'니 '운수'니 하는 말이 나올 수 있다는 게 우리 사회의 현주소가 아닐는지….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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