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요르단과 답답한 경기 0대0 비겨

과거로 돌아간 한국축구

개인 기량 부족에 따른 골 결정력 문제.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느슨한 압박. 공간패스 한방에 뚫리는 수비 조직력.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2002한일월드컵 이전으로 돌아가버린 한국 축구대표팀을 수술하기 위해 메스를 대고 있으나 치유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19일 중국 지난의 산둥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열린 2004아시안컵축구선수권대회 B조 조별리그 요르단과의 첫 경기에서 마무리 난조에 발목에 잡혀 0대0으로 비겼다.

한국은 이로써 지난 60년 이후 44년만의 정상 등극을 향한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B조에서 한국과 조 1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쿠웨이트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3대1로 꺾었다.

본프레레 감독 출범 이후 1승2무를 기록한 한국은 23일 UAE와 2차전을 벌인다.

첫 경기 징크스로 아쉬움을 달래기에는 너무나 답답한 경기였다.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평가전에서 드리워지기 시작했던 골 결정력 부재와 수비라인 불안은 이날도 계속됐다.

줄기차게 요르단의 골문을 두드려 숱한 골 찬스를 맞았으나 헛심만 썼을 뿐 전혀 소득을 얻지 못했고 수비 라인도 위기에서 안정감이 떨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비의 핵심 멤버인 최진철이 후반 40분 레드카드를 받아 UAE전에 결장하게 돼 전력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본프레레 감독은 안정환과 이동국으로 투톱으로 세우고 설기현과 정경호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하는 등 3-5-2 시스템을 꺼내 초반부터 공격축구를 구사했다.

2분 안정환의 왼발 슛으로 포문을 열었던 한국은 6분 이동국이 이영표의 오른쪽 크로스를 논스톱 발리슛으로 연결했으나 볼은 야속하게도 골문을 외면했다.

전반 중반 설기현과 정경호의 위치를 바꾸면서 공격에 활기를 띤 한국은 이후 파상공세에 나섰으나 골맛을 보지는 못했다.

한국은 22분 안정환이 후반에서 올라온 볼을 잡아 아크 오른쪽에서 강한 중거리슛을 날렸으나 잘맞은 볼이 골키퍼 아메르 샤피 사바에 걸려 무위에 그쳤고 29분에는 설기현이 골지역 오른쪽에서 수비수를 제치고 살짝 뒤로 깔아준 볼을 정경호가 노마크찬스에서 오른발 인사이드슛으로 연결했으나 이마저 공중으로 떠버렸다.

후반에도 한국은 공격의 고삐를 놓지 않았으나 샤피 사바의 신들린 선방과 잇단 마무리 난조로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다.

본프레레 감독은 14분 정경호를 빼고 차두리를 교체 투입한데 이어 김정겸까지 내보내 분위기 반전에 나섰으나 끝내 승리의 여신은 한국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한편 쿠웨이트는 바샤르 압둘라지즈, 바데르 알 무트와의 연속골과 상대 바셰르 사에드 알 하마디의 자책골을 묶어 UAE를 3대1로 물리쳤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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