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헌혈 급감...병원 '혈액가뭄' 비상

A·O형 거의 바닥..."대형수술 조마조마"

적십자사의 감염 혈액 공급 파동이 아직 숙지지않은 가운데 방학과 휴가철이 겹치면서 헌혈자가 급감, 병원마다 수혈용 혈액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전체 인구의 63~64%를 차지해 수요가 많은 A, O형 혈액(주로 적혈구 농축액)의 경우 병원들의 보유량이 적정량의 20~30% 수준에 불과, 대량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심각한 문제를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적십자사 혈액원은 감염 사고로 인한 시민들의 불신을 해소시키거나 혈액 부족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채 시민들의 자발적인 헌혈 참여만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경북대병원이 병원내 수혈 수요에 대비해 보유해야 할 적정 혈액량은 A, B, O형의 경우 40유닛(units.포장단위). 그러나 실제 보유량은 10유닛 정도에 불과하다.

이때문에 경북대병원 혈액은행은 응급센터와 각 진료과에 긴급한 상황이 아니면 수혈 요청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협조 요청을 최근 보냈다.

혈액은행 담당자는 "8년째 혈액 업무를 맡고 있는데 요즘처럼 혈액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며 "병원내 재고 혈액이 없어 환자 보호자가 헌혈자를 구해오는 일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계명대 동산병원도 평소 70유닛의 A, O형 혈액을 확보해 둬야 하는데 2일에는 보유량이 17유닛에 그치는 등 적정량의 30%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산병원은 지난 달부터 교직원은 물론 의대, 간호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헌혈 운동을 하고 있으며, 병원내 방송을 통해 환자의 보호자들에게도 헌혈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 병원 혈액은행의 김상균 주임은 "혈액 공급량이 부족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대량 수혈이 필요한 환자나 대형 교통사고 환자가 발생하면 환자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에 따르면 대구.경북의 병원에 공급해야 할 혈액은 하루 600유닛 정도인데 현재 헌혈량은 400~500유닛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혈액원 관계자는 "헌혈 증대를 위해 개인 차원의 헌혈을 유도한다는 장기적인 대책 이외에 당장의 헌혈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은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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