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경기 여파...'추억의 막걸리' 전성시대

불황을 틈타 막걸리집이 제2의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1970~80년대를 연상케하는 분위기의 막걸리집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막걸리 소비량도 크게 느는 등 막걸리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것.

맥주와 소주에 밀려 해마다 줄어들던 막걸리 소비량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불로탁주의 경우 올들어 7월말 현재 막걸리 공급량이 968만여ℓ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23만여ℓ에 비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7월 한달의 공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나 늘어났다는 것.

중구 동성로와 향촌동, 향교 일대에서도 올들어 막걸리집으로 업종을 전환하는 업소가 늘어나고, 유흥업소가 밀집된 수성구 두산동도 올 들어 10여개나 새로 생겨나는 등 막걸리집이 새로운 도심 밤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수성구청에 따르면 올해 관내에 새로 문을 연 막걸리집이 비공식적으로 50개가 넘는 등 개업 러시를 이루고 있다는 것.

이들 업소는 70~80년대 대포집과 비슷한 실내 장식으로 분위기를 연출하는가 하면 놋그릇을 술잔으로 사용, 잊고 지내던 옛추억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수성구 두산동 예전대포집 김민 사장은 "경기가 워낙 나쁘다 보니 술값과 안주 가격이 모두 싸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막걸리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라며 "분위기도 복고풍을 연출, 3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막걸리집을 자주 찾는다는 정상민(42.수성구 범물동)씨는 "옛날 대학시절 즐겨 마시던 막걸리 추억을 떠올리며 놋그릇에 담긴 시원한 막걸리 한잔 마시면 그만"이라며 "가격도 저렴해 친구 3, 4명이 가도 3만원만 있으면 배부르도록 마시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수성구청 김영수 위생과장은 "경기가 좋지 않아 다른 업종엔 찬바람이 부는 반면 가격이 싼 막걸리 사업이 인기를 끌다보니 막걸리집 개업이 잇따르는 것 같다"며 "반면 유흥업소의 경우 업소 수는 별로 줄지 않았으나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겨 울상"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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