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돋보기-EBS 내달방영 '명동백작'

신데렐라와 재벌 2세의 사랑 타령에 지친 시청자들이라면 한달만 더 참고 기다려봄 직하다.

1950,60년대 명동을 중심으로 모인 예술인들의 치열했던 삶을 다룬 드라마가 시청자를 찾아가기 때문이다.

EBS의 드라마 '명동백작'은 다큐멘터리적 성격이 강한 시대극이다.

9월 둘째주부터 방송 예정. 한국 전쟁 직후 사회적, 정치적으로 격변하던 1950년대를 살아가던 예술인들의 자유와 낭만을 다뤘다.

드라마 중간에 해설자가 나와 당시의 시대상을 설명하고 생존 인물들의 인터뷰가 곳곳에 들어가는 점도 여타 드라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점이다.

주요 등장인물은 '명동백작'이라 불리던 이봉구를 비롯해, '목마와 숙녀'의 시인 박인환, '풀'의 김수영, 전혜린, 화가 이중섭 등이다.

드라마의 시대 분위기나 문단의 다양한 풍경, 명동이라는 배경에 대해 설명하는 해설자로는 정보석이 출연한다.

드라마의 주제는 해설자의 내레이션에 집약돼 있다.

"가난 속에서도 풍요로움을 찾아내는 지혜, 이별을 아파하면서도 이별이 가지는 슬픔과 고통을 향유하는 지혜,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어놓는 지혜, 어둠 속에서도 빛을 찾아내는 그런 지혜들이 모여서 낭만을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는지요. 1950년대의 명동에는 그런 지혜들이 흘러넘치고 있었습니다"

'명동백작'의 주인공인 이봉구는 뮤지컬 배우 박철호가 맡았다.

이봉구는 1950,60년대 명동을 배경으로 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썼다.

현재 남아있는 그 시절 명동과 예술가들에 대한 기록은 대부분 그의 글에 의지할 정도. 박인환 역은 차광수, 이진우(김수영), 이재은(전혜린) 등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극을 이끌어 간다.

드라마 '아내' '명성황후' 등의 작가로 널리 알려진 정하연씨는 "전쟁으로 불행했지만 오히려 전쟁이 있었기에 따뜻한 인간미가 있었던 당시 한국 문화계의 모습을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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